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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명 Feb 02. 2016

하노이 #1. 통제의 문제

당신의 질서가 나에겐 혼돈일 수 있다

혼돈


나에게 하노이는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설명된다. 모든 것이 뒤엉켜 정신없는 곳. 그러나 모든 것이 그럭저럭 순조롭게 돌아가는 곳. 이방인에게는 그저 낯선 혼돈이지만, 이 곳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질서가 있다.


hanoi, vietnam. 2015


어쩌면 질서와 혼돈은 반대의 개념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든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질서가 존재하는 법이다. 계곡의 물이 마구 뒤섞이며 이리저리 움직여도 일정한 흐름을 갖고 있듯이. 


질서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물론 보편적인 개념으로써의 질서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특정 입장에서의 질서라는 것도 있다. 특정입장에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 들면 항상 문제가 일어난다.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사람이다. 


자유


사람의 본질은 자유이기 때문이다. 마냥 자유롭기만 하다면 방종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유를 추구함과 동시에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도 갖추고 있으며 배려와 협동 등의 정신도 가지고 있다. 통제하려고 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세상의 수많은 것들이 나, 그리고 우리를 통제하려든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받고 마찰도 일어나는 것 같다. 서로 자유롭게 놔줬으면 좋겠다. 대학진학, 취업, 연애, 결혼 등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들만큼은 제발 놔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 개인적인 문제들에 우리는 매우 심한 통제를 받기도 한다. 그냥 좀 놓아주길 바라는데 놔주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자유롭게 마주해야할 나의 개인적 문제를 당신의 질서와 통념적 규칙으로 다루려 한다면, 그것은 나에게 질서가 아닌 혼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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