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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명 Jul 25. 2015

우연여행

서랍 속에서 우연히 꺼내본 나 자신, 찰나의 여행

잊고 사는 것들이 있다.

가장 쉽게 잊게 되는 것은

'꿈'이나 '열정', '희망' 혹은 '목적'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냥 나 자신', '내 모습' 같은

기본적인 것들이다.


현재의 상황은 내 눈을 가리지만,

문득 발견하는 과거의 기록은 거울이 된다.

우연히 서랍을 열고 발견하게 된

과거의 물건은

거울 앞에 설 기회가 없던 나를

거울 앞에 세우고

꿈이나 목적 따위의 이름을 가진

옷가지들을 벗겨낸 후

그 안에 가려져 있던

나 자신을 보여준다.


기록은 그래서 중요하다.

특히나 대화로 남겨진 기록은 더욱 더.


대화는 어찌 보면

다른 사람의 생각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미약하게나마 더듬고

탐험하는 일이다.

때문에 일종의 여행이 된다.


우리가 여행에서 발견하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니던가.

그 순간의 기록을

한참의 시간이 지났을 때

발견하게 되면

추억에 젖게 된다.

그리고 나를 다시 보게 된다.


과거의 기록,

그리고 그 기록이 보여주는 나 자신,

이런 것들로 하게 되는 찰나의 여행.


2015년 7월 25일,

이 습하고 흐린 아침에

빛을 주는

유일한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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