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중력이여, 나에게서 떨어져 주세요.

John Mayer - Gravity

by 상구


Gravity is working against me

중력이 나를 잡아끌고 있네요.


And gravity wants to bring me down

중력이 나를 쓰러뜨리려 하네요.


Whoa, gravity, stay the hell away from me

오아, 중력이여, 나에게서 떨어져 주세요


Just keep me where the light is

단지 나를 빛이 있는 곳에 있게 해 주세요





몸이 무거운 하루였다. 중력이 내게만 많이 작용하는 느낌이었다. 침대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꿈쩍할 수도 없었다.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눈꺼풀이 엄청나게 묵직했다. 마치 몸이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했다. '너 지금 안 누워있으면 큰 일 날 줄만 알어!' 그렇게 예정하지 않은 쉬는 날이 되었다.


할 일을 모두 제쳐두고 쉬는 것은 참 마음이 불편한 일이다. 이미 전날 했어야 했던 일들이 미뤄져 있는 상태였는데, 오늘까지 쉬어버리면 답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안 그래도 무거운 뇌가 걱정을 가득 빨아들여 더욱 무거워졌다. 나는 걱정이란 것이 참 무섭다.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데려오고 그렇게 한없이 몸집을 불려 나간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나면 정상적으로, 자유롭게 사고하기가 힘들다. 이미 머릿속에 한 짐을 차지해버려서, 다른 생각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마치 좁은 방 안에 대책 없이 자리 잡은 쓸모없는 가구 같다. 전혀 실용성도 없고 예쁘지도 않은데 자리만 많이 차지하는 존재. 무겁기도 더럽게 무겁다.


공기가 무거운 날에 걱정이란 무거움이 더해지면 나는 힘센 중력에 그만 깔아뭉개지고 만다. 축 늘어져 정신을 못 차리고 허우적댄다. 땅에 스며들 것만 같다. 어쩜 이렇게 사람의 컨디션이란 것은 제멋대로일까 생각하면서도 오늘의 공기를 무겁게 만드는 중력이란 것을 증오하기 시작한다. '제발 내게서 떨어져!' 외치고 또 외친다. 외쳐도 되돌아오는 답은 없다. 그렇게 그냥 누워만 있는 것이다.


중력에 쓰려 뜨려져 버린 오늘. 내일은 부디 가볍게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날 수 있길 바라본다. 한없이 누워만 있기에는 이미 세워진 계획이 있고 마무리지어야 할 일들이 날 기다리고 있으므로. 걱정이란 놈은 부시고 해체해서 가볍게 만들고, 걱정이 있던 자리에 새로운 다짐을 채워 넣는다. 그렇게 다시 일어날 준비를 한다. 중력을 거슬러 우뚝 설 채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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