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때, 그리고 계속 그때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

by 르코

창업 6년 차. 6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스스로에게 대견함으로 비춰지다가도 3, 40년 사업가로 살아간 분들이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비슷한 연배의 창업가들을 만나 누군가의 사업 전략으로 갑론을박하다가도 '업력은 무시 못한다'라는 명제에 이르러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닫는다. 그렇다. 사업은 생존이라는 도우 위에 비전 토핑을 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살아남아라. 이거슨 창업의 도그마.


오늘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대하극 일지 단막극 일지 모를 스릴러물을 찍고 있는데 불쑥 질문이 들어온다.


"나 창업해볼까?"


나에게만 물었을 리 만무하고 오랜 고민 끝에, 아니 고민의 끝이 보이지 않는 와중에 여럿에게 질문했을 것이다. 창업을 하라는 말도 그냥 회사 다니라는 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되 물었다.


"왜 창업하려고 해?"

"그냥 뭐.. 회사생활도 녹록지 않고... 재밌는 것도 하고 싶고.."


창업은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누구도 해결하고 있지 않고, 사람들도 그 문제가 해결되길 원할 때 하는 것이다. 나로부터의 문제 제기, 그리고 시장의 Needs. 이 내부적 외부적 조건이 맞아 떨어 짐을 확인한 순간 달려 나가는 것이다. 누가 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 거기에 들어가서 도와주면 된다. 우리는 그걸 취업이라 부른다. 창업이냐 취업이냐의 문제를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로 격상하기 이전에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는 것이 먼저다. 그러고 나서 창업과 취업이라는 수단 중 적합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맞겠다.


신사업을 구상하고 치열하게 전략을 고민했다. 쿨한 아이디어가 더 쿨해지는 모습을 보며 방방 뜨는 와중에 나에게 던진 질문 하나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내려 앉혔다.


"그래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뭔데?"


창업 6년 차. 6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에 자만심이 스며들어 창업의 때, 그리고 사실은 앞으로 계속 그때일 것임을 망각했고 깨닫게 되었다. '업력은 무시 못한다'라는 명제는 쌓고 무너뜨리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며 생존해 왔음에 대한 존경의 표현일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해본다.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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