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포토 에세이 #1
제주에 온 지 두 달. 나는 여행자도 아닌 그렇다고 이주자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의 신개념 '육지것'이다. 느닷없이-라고 하지만 나름의 충분한 이유와 준비 과정을 거쳐-제주에서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하늘과 땅의 도움을 받아 2주 만에 서울의 생활을 접고 제주로 오게 되었다. 말 통하는 외국, 제주에서 현무암에 헤딩 해대며 한 달 만에 새로운 사업을 론칭하고 제주 생명 연장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이전 글 참고)
"나 이번에 제주도 가는데 어디 가야 돼? 어디가 좋아?
아마도 제주 라이프 선배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질문이기도 한데, 나 역시 제주에 오려는 지인들에게 으레 듣게 되는 질문이다. ARS를 설치해둘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예의상 친절하게 내가 가본 곳들 중 괜찮았던 곳을 알려주곤 하지만 사실 명쾌한 답은 따로 있다.
"유명하다는 곳(사람 많은 곳) 빼고 아무 데나 가면 돼"
(이 대답에 대한) 반응이 눈에 선하지만 받아들이시라. 진실이다. 제주는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는데 꼭! 필요한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은 '고요함'이다. 두 달여를 지내면서 휴가철인지, 성수기인지, 중국인이 많은지 어떤지 조금도 느끼지 못할 만큼 '고요한 제주'를 살았고 그때마다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정말 제주는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마냥.
제주 일출은 매일, 매일, 다르다. 그것은 어마어마한 감동이다.
의지박약도 눈뜨게 하는 치명적 풍경. 나는 매일 새벽5시즈음에 일어나서 산책을 나간다.
집 바로 앞, 국내 최고령인 600년 된 곰솔이 모인 곳이 있다. 좋은 기운이 가득해서 일까, 제주에서의 일이 아직은 순항중이다. 고마운 일이다.
수국 한송이 사려고 지갑을 꺼낼 필요가 없다. 7월의 제주는 그냥 수국이 만개한 화병이다.
저 시크한 의자의 놓임만 봐도 흐뭇해지지 않는가. 저곳에 앉아 오고 갔을 여유 넘치는 대화들.
도심도 충분히 아름답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을 피한다면 충분히 그렇다.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에 잠시 멈춘다면 옆을 한번 보자. 단지 45도 돌렸을 뿐이지만 모든 것이 다르다.
맛집이 어디냐고? 줄 서지 않고 함께 하는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제주의 신선한 재료가 8할이니까.
거친 현무암과 파도의 질감이 썩 어울린다. 오래보면 아름다운 것들이 늘어난다. 자세히 보아야 그렇다.
해지는 제주 하늘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면 돌아가는 아쉬움이 조금 덜 할지도. 당신이 다시 제주를 찾아올 때도 이곳은 여전히 계속 아름다울 것이다.
*사진 뭘로 찍냐고 많이들 물어보셔서. 제 모든 사진은 아이폰토샵(아이폰+보정앱)입니다.
세렌디피티 제주는 여행자와 머뭄자를 위한 유쾌하고 건강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제주 곳곳의 보물 같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문화예술 파티를 만나보세요. (9월부터 정기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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