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 별장 만들기 프로젝트, 빌라 세렌디피티
해가 바뀌어 2017년, 신구간(신이 하늘로 모두 올라가 제주도민들이 이사하는 시기)이 되었다. 서울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조금도 없었기 때문에 제주 라이프의 연장을 결정하고 이제 어떻게 살(잘) 것인가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제주에 있는 부동산을 다 뒤져 저렴한 집을 알아봤지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정하지 않고 있었다. 뭘 하든 남들이 쓰지 않는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살기 때문에 무언가 신박한 수를 찾고 있었던 것 같다.
'돈 없이 좋은 집에 살 수 없을까?' 가끔 이런 또라이같은 질문을 던지는 내가 좋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고 해결해가는 것이 참 재밌다. 오케이 접수.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 돈이 없어서 돈을 얻기위한 공간이기 보다는 어떤 유의미한 가치가 생산되고 공유됨으로써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찾아내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돈이 목적이 되면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수차례 겪어보지 않았던가.
비즈니스 구상을 할 때, 나의 니즈와 시장의 니즈가 맞닿는 지점을 찾아낸 후에 기획안을 쓴다. 그 접점의 신박함은 평소 관찰력에서 나온다고 믿고. 지난 체험 헤딩 현장에서의 배움을 토대로 며칠간의 리서치끝에 기획 초안을 완성했고 나는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부동산 사이트를 다 띄워놓고 모니터링하길 이틀 째, 눈이 번뜩이는 매물이 레이더망에 걸렸고 다음날 약속을 잡고 바로 집을 보러 갔다. 좋다. 일단 계약부터 했다. 공간이 내 생각보다 좋아 이곳이라면 내가 하려던 *비즈니스까지도 테스트해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누군가 내게 "이런 집을 대체 어떻게 찾아요? "라고 묻길래 "내가 집을 찾는 게 아니라 집이 내게 찾아옵니다."라며 실없는 소릴 하긴 했지만, 사실 뭐든 고민을 가급적 적게 하려고 노력한다. 선택지에 답은 없다고 믿기 때문에 빨리 골라서 답으로 만드는 것을 선택한다.
PPT 만드는 걸 참 좋아한다. 남들은 귀찮아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슬라이드 한 장 한 장 만들 때마다 이걸 보는 사람이 느낄 감정을 읽어내고 마음을 움직이게 할 생각에 신이 난다. 키노트를 폈고 이틀에 걸쳐 소개서를 완성했다. 컨셉은 "제주에 내 별장". 1년에 제주를 3번 정도 찾는 사람이 멤버십이 된다면 1년 내내 제주에 나의 별장이 있게 되는 셈이다. 더불어 집을 관리해주는 집사(나를 광집사로 칭했다.)까지 두게 된다. 실제로 지인들과 돈을 모아 연세 집을 구해 별장처럼 쓰는 분들이 계시다고 들었기에 '별장' 컨셉은 나쁘지 않은 듯했다. 이 프로젝트의 1차 목적이 연세이니 욕심부리지 말고 딱 연세를 충당할 정도의 멤버인 13명만 모집하기로 하고 지인 대상으로만 모집을 시작했다.
이틀 만에 모집 완료되었고 약 40명 정도가 신청했다.
돈 없이 좋은 집에 살 수 없을까? 살 수도 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평소 내가 가진 편견에 균열을 일으켜보는 연습을 종종 하곤한다. 내가. 더.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제주에 내 별장, 빌라 세렌디피티, 애월에 위치한 소형 독채이다. 1인당 6박/년을 선결제, 예치해두고 원할 때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에서 회원들과 오프닝 파티(어쩌다 파티를 이렇게 좋아하게 됐는지...)도 했다. 광집사(나)와 쉐어해서 쓰거나 광집사가 집을 비울 때에 맞춰 독채로 예약하여 쓸 수 있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실험을 통해 3가지의 의미 있는 피드백을 얻었고 이것이 결국 2호점의 불씨를 키웠다. 자. 이제 또 게임을... 시작해볼까... 근질근질...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공모한 지역혁신가에 선발되어서 3개월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주에 대해 공부하고 비즈니스를 디벨롭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여기서 완성한 사업계획을 전국 경진대회에서 발표했고, 엄마 나 2등 먹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