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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Apr 15. 2016

모든 것은 생각으로 끝난다.

어제저녁에.. 생각했었다.. 내일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8시에 계란 프라이와 차가운 우유 한잔으로 짧은 아침을 때우고 밖으로 외출을 시도하기로


아침은커녕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미적거리며 일어나 멍하니 거실 소파에 앉아 3시까지 기다리다 고양이 세수만을  마친 상태로 식사도 거른 채 밖으로 나왔다.

이제 노량진역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가서 그곳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각역에 있는 교보문고에 4시까지 가서 이외수의 "刀"한 자루를 사들고 근처 커피숍에 들어가 늦은 점심을 5시까지 먹기로 하고

지하철 안에서 깜빡 잠이 들어 청량리까지 가버렸다. 다시 종각역 교보문고 앞에 도착하니 시간은 이미 4시 50분 이외수의"刀"은 지금 없으니 주문하고 이틀 후에 오거나 사흘 안에 집으로 배송해 준단다. 하는 수 없이  이외수는 접어두고 최인호의"달콤한 인생"을 걸치고 인사동 길을 걷다가 제일 먼저 눈에 뜨인 주점 "土地"에 들어가 해물파전에 동동주를 시켜놓고 "달콤한 인생"을 살아본다.

문득 시계를 보니 10시 15분.. 탁자 위에는 벌써 세 번째 동이가 비어 가고 있었다. 이제 집에 11시까지 들어가 낮에 하지 못한 샤워를 하고 컴퓨터를 켜서 메일 확인을 하고 답장을 하기로 하였다.

앉아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일어서니 머리에 둔탁한 종소리가 울리며 취기가 몰려왔다. 취기로 허둥대는 몸을 겨우 가늘어 계산대에 가서 셈을 하자니 돈이 모자란다. 하는 수 없이 손목에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풀고 신분증까지 맡기고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지하철 매표소 앞에 서서 보니 이미 주점에서 탈탈 털어 돈이 없지 않은가 있는 주머니를 샅샅이 뒤져서 나온 돈이 삼백오십 원. 하는 수 없이 매표소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말하였더니 표를 그냥 주었다. 애매한 표정을 지으면서

집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5분 전. 샤워와 메일 확인과 답장은커녕 입고 있는 옷을 입은 채로 아직 개어져 있지 않아 그대로인 이불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곧바로 잠이 들면서 생각했다. 내일은 아침 7시에 일어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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