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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Apr 27. 2016

삶의 무게와 존재의 가벼움

어른은 언제 되는가

어렸을 때는 어리기 때문에 세상이 살기 힘든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적지않게 커버렸는데도 세상은 여전히 살기 힘들고 버겁다. 삶의 무게라는 것은 온전히 혼자만이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늘 버겁고 외롭고 춥게 느껴졌다.


인간 세상의 가장 고전적인 패러독스인 인간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한참 동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봤지만 결론은 없었다. 패러독스는 패러독스다. 임의로 맞춰놓을 수는 있지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겠지.

여전히 세상은 힘들고 내가 짊어진 삶의 무게는 줄어들지도 가벼워 지지도 않는다. 내 존재는 공중에 떠다니는 깃털처럼 점점 더 가벼워져 희미해져 가고 있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어렸을 적에는 밤의 어두운 정글 속의 늪처럼 갑갑하고 질퍽거리는 삶이 너무 원망스러워 그저 죽고만 싶었다. 하지만 더 커서 내가 진짜 어른이 되면 더 이상의 괴로움은 없을 거라 믿고 버텼다. 그렇게 살다 보면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그래서 어른이 되면 괜찮을 거라고 믿었다. 


어른,
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무리카미 하루키의 책 "상실의 시대"에서 주인공 와타나베는 한차례 큰 시련을 겪고 어른이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시련을 겪은 후에 어른이 되는 걸까?


살고 싶다. 너무 괴롭지 않고 평범하게, 어째서 남의 일 같은 일만 자꾸 생겨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것 뿐인데.

묻고 싶다. 혹시 진짜 어른이 되면 삶은 덜 힘든가요? 그렇다면 진짜 어른은 어떻게 되는가요? 언젠가는 되겠지라고 마냥 기다리면 되는 것인가요?


내 삶은 무겁기만 하고 내 존재는 너무나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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