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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Sep 17. 2019

금오도 4박 5일의 채아

금오도에서 만난 시인 곽경자 할머니

사박오일의 우리 집 세 살배기


꼬마손님


자연을 닮은 아이


자연과 한 몸이 된 아이


흙만 보면 하루 종일 놀 기세다


조가비 같은 손은 흙으로도


저만의 세상을 만든다


내가 따주는 산딸기를


엄마 아빠도 한 알 주지 않고


먹어 치운 아이


왕 보리수 한 알 먹고는


고개를 흔들며


떫은맛을 온몸으로 표현하던 아이


혀 짧은 소리로


하부지 하무이 부르는 소리는


언젠가 들어본 우리의 호칭이다


화단가에 쭈그리고 앉은 채


한동안 조용하던 채아 손에


아뿔사 이를 어쩌나


종이꽃 한 움큼이 하얗게 웃고 있다


종이꽃을 나에게 쓱 내미는


채아의 새까만 눈 속에 환한 세상이 있다


저 맑은 눈을 보면


바스락 거리는 종이꽃도 아파하지 않았으리라


맑은 눈 속에는 종이꽃이 가득 했으니


꽃보다 더 고운 웃음이 있었으니


이름도 자연 닮은 류채아


꽃처럼 예쁘게 자라렴


자연처럼 품 넓게 그렇게 자라렴


- 곽경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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