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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Oct 14. 2016

가을이니까 괜찮아.

시간은 머무르지 않는다.

어제저녁에 와이프가 내일이 무슨 요일이냐고 물었다. 목요일이라고 대답했는데 금요일 아니냐고 와이프가 되묻길래 핸드폰에 날짜를 확인해보니 어제가 목요일이었다.


조금 한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와이프의 눈길을 피하며 머쓱하게 벌써 목요일이야? 시간 빨리 가네? 하며 놀라는 척 혼잣말로 외쳤봤지만 공허하게 거실에 메아리칠 뿐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기억이 나던 안 나던 이렇게 주말이 빠르게 가까워지면 들뜬 기분이었을 텐데 어제는 뭔가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시무룩한 기분도 들었다. 나이가 든 건가?


아직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나이도 아니고 벌써 이런 기분을 느낄 만큼 세월에 풍파를 겪지도 않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착각인 건가?


하긴.. 인간의 평균수명을 생각했을 때는 내가 인생의 절반 이상은 지나쳐 왔다는 것을 자각하고 인정해야겠다. 그리고 어제보다 조금 더, 그리고 하루만큼 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솔솔 분다. 환절기라 여기저기 마른기침소리가 들린다. 괜스레 정돈된 마음까지 흐트러질지도 모르지만 가을이니까 이런 기분 정도는 들어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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