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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Nov 28. 2016

"미스 박"을 위하여

Doc 형님들의 가사 논란에 대하여.

Doc 형님들의 신곡 "수취인 분명" 이란 노래 가사에"미스박" 이란 가사가 여성 혐오의 의미를 품고 있다 하여 여성단체에서 항의하여 광화문 집회에서 결국 부르지 못했다. 


여성단체가 너무했다느니, 그래도 여성을 비하하는 가사는 반대해야 한다느니 서로 말들이 많다. 그런데 나는 둘 다 틀린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쪽이 맞고 한쪽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 다 맞을 수도 둘 다 틀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나가 맞으면 필연적으로 하나는 틀리게 되는 것일까? 나를 포함해서 우리는 가끔 너무 쓸데없는 논쟁을 하면서 감정과 시간을 소비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마치 이러려고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해서 자괴감이 들고 괴롭기도 하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퍽퍽하지 않다. 즐겁고 행복하고 좋아하는 일들만 하면서 살아가기도 모자라고 벅차다.


내 눈에는 갈등의 논쟁을 하는 양쪽 모두 너무 이성적이며 논리적이고 지적이며 하나같이 아름다운 인성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다.(물론 전부는 아니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과 서로에게 감정의 생채기를 내는 일을 멈추고 신나는 DOC형님들의 노래를 다음에는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간곡히 바란다. 


우리의 상대는 여기 서로의 옆자리에 있지 않다. 저기  저 파란 지붕 아래에는 진짜 욕을 먹어도 싸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썅놈들과 썅년들이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나중에 좀 여유가 생기면 좋은 날을 잡아서 널찍한 풀밭에라도 모여서 하루 종일 두런두런 이번에 못다 한 이야기를 해보자. 


그때까지 입술이, 손가락이 근질거려도 참아보자. 우리 모두 광화문에서 너무도 아름다운 사람들이지 않았는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지 않았는가.


마지막으로 DOC 형님들에게 한 마디 하고 글을 마무리 짓는다.


형님들, 미스 박 말고 좋은 박 있어요. 다음에는 꼭 이 박을 써주세요. 


이. 명. 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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