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환자의 일기
어젯밤 나는 네가 가져다준 평안에 힘입어
잠의 가장 안쪽까지 갔다 왔다
네 다정한 목소리와 눈빛에
오래 굳게 닫혀있던 나
활짝 열려버렸지
굳어있던 나 흐물거렸지
형태를 잃고 흐르는 물이 되었지
다정한 사람이 좋아
왜 사람들은 더 다정해지지 못할까
서로를 녹아내리게 핥아주지 못할까
자기의 연하고 따뜻한 부분으로
마주보는 이의 가장 깊은 곳까지 가닿지 못할까
꿈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어딘가 다들 너를 닮아서
네가 없는데도 외롭지 않았다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