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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싶지만 불안합니다.

by 이작가


“얼떨결에 어른이 되어버린
당신에게 보내는 마음의 처방전”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듯이 마음이 아파도 처방이 필요하다. ‘괜찮다 괜찮다’ 주술적 주문만으로는 마음의 상처가 아픔이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이 다쳤으며 호호 불어주고 소독약도 발라주고 밴드도 붙여주고 더 많이 쓰지 말라고 깁스도 해주고 필요하면 약도 먹어야 한다. 마음은 아주 섬세하고 예민해서 쉽게 다칠 수 있으니 더 주의가 필요하다.

오늘 하루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 몰라. 오늘은 그냥 쉴 거야.”라고 말하고 10분 뒤 어기적거리며 일어나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며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본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거울 속의 나는 내가 아닌 것 같다. 내가 이런 표정이었나. 씁쓸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 놀고 싶은데... 왠지 불안해.”

아무것도 모르고 대학에 가야 한다고 해서 대학 준비하느라 10대를 썼고 대학 가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취업이 어렵다는 끊임없는 뉴스와 압박으로 취업 준비하느라 20대가 지나가 버렸다. 바둥거리며 버티고 버텨 이제 좀 사회생활을 해보나 했더니 마음이가 탈이다. 무슨 일을 해도 즐겁지가 않고 뭘 먹어도 신나지가 않다. 탈이 나도 단단히 났다. 평생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만 들었고 늘 바쁜 부모님을 보고 자라서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어떻게 아픈 마음이를 치료해 줘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오늘도 위로가 필요한 마음은 여기저기 상하고 찢긴 채 버티고 버틴다. 언젠가는 호호 불어주겠지 약도 발라주고 밴드도 붙여주겠지 오늘도 기다리고 있다.

삶을 잘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잘 살펴야 한다. 목적지에 빨리 도달해 쉬고 싶은 마음 안다. 성질 급한 내가 늘 하는 방법이니까. 하지만 급한 마음에 빨리 가 앉아서 쉬고 있으면 마음은 조금 편할 수 있지만 과정의 즐거움을 알지 못 한다. 그래서 우리는 늘 피로하고 지친다. 목적지만 생각하느라 지금 가고 있는 과정 중간중간의 아름다움이나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감사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즐기면서 가야 하는데 쫓기듯 가니 재미도 없고 불안하고 힘들기만 하다.

쉬는 법도 잘 모르고 일의 과정을 즐길 줄 아는 방법도 잘 모르는 어른이 되었다. 방향도 모른 채 사막을 걷고 또 걷는 거북이는 자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모른다. 막막하기만 하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내 삶의 어디쯤 일지 잘 모르겠지만 내 목표의 어느쯤인지는 알아야 한다. 남들 다 가는 길이라고 무작정 따라가지 말고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아 그 길을 가야 한다. 내 삶에 펼쳐진 온갖 즐거운 것들을 의식적으로 또는 의무적으로 찾아내 즐겨야 한다. 그리고 그 즐거운 하루를 감사로 시작해 행복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어른은 되었고 쉬고는 싶고 놀고도 싶다. 하지만 또 놀고만 있자니 불안하다. 제목이 다 했다. 놀고 싶지만 불안하다. 좀 더 성숙한 어른이가 되고 싶다면 삶의 과정 과정을 사랑하며 살고 싶다면 지친 어깨의 승모근을 아기살처럼 풀어주고 싶다면 진짜 자신의 삶을 알아가고 싶다면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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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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