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은 나!!
누구에게나 잘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다.
내가 잘하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귀신같이 찾아내, 세상 맛있게 먹는 것이다.
하이에나가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것처럼
먹을 찾아 헤매는 능력과 함께
요리를 잘하는 능력까지 갖었다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을 텐데.
나는 손으로 하는 거의 모든 것을 망친다. 맞다. 나는 똥 손이다.
우리 집 냉장고 안에는 각종 김치가 칸칸을 듬직하게 차지하고 있다.
요리 못하는 딸을 위한 엄마의 마음 그리고
요리 못하는 며느리의 남편 -어머님의 아들-을 위한 어머님의 마음이
냉장고 안을 가득 메운다.
한 번 먹은 음식은 잘 손이 가지 않는다.
그 음식이 아무리 맛이 있어도 두 번 이상은 영 맛이 없다.
오늘도 냉장고 문을 연다.
음... 그렇군..
배는 고프지만 일단 냉장고 문을 닫고
고양이가 울고 갈 속도로 나갈 준비를 한다.
오늘 읽을 책, 노트북, 텀블러. 아차차 마스크!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니 문단속을 잘했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당근, 오이, 햄, 맛살, 단무지 그리고 기호에 따라
참치, 돈가스, 김치, 치즈, 고추 등이 듬뿍 들어간 완전식품!!
소풍 가는 날.
아침에 엄마가 김밥을 싸면,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어나
엄마 옆에 앉아 김밥 꼬다리를 집어 먹었다.
눈곱도 안 뗀 얼굴로 양쪽 볼이 볼록한 다람쥐처럼
입안 가득 김밥을 밀어 넣고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요리를 못 하는 나는 매일 소풍을 간다.
어느 날은 아침부터 김밥을
또 어떤 날은 아점으로 김밥을
바쁘고 정신없는 날은 저녁으로 김밥을 먹는다.
요리하는 재능은 누구에게 갔는지.
맛있는 것을 먹는 재능을 몰아 받아
오늘도 더 완벽한 김밥을 찾아 하이에나는 길을 나섰다.
김밥 한 줄로 식사를 때운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 한심하고 지루한 인생이 될 것이고,
김밥 한 줄 사서 소풍 온 것 같다고 하면 신나고 설레는 인생이 된다.
우리의 삶은 여행과 같다. 그 여행에 김밥이 빠질 수 있나?
뭐든 마음먹기에 달렸다. 같은 일도 내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오늘이 한심할 수도 있고 소풍처럼 즐겁고 신날 수 있다.
삶은 즐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