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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빌려줄래?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by 이작가

< #책좀빌려줄래? >
#멈출수없는책읽기의즐거움
#그랜트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윌북

책 좀 빌려줄래?
음. 안 돼!

중학교에 입학하고 3월 교복이 아직 어색했을 때 학교 앞 서점은 중학생이 되고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문구점이 학교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면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문구점보다는 서점이 더 멋져 보이고 중학생스럽게 느껴졌다.

처음 보는 책들이 가득한 서점 냄새는 아직도 눈을 감으면 느낄 수 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고른 첫 책이 <테스>였다. 솔직히 그 내용들을 다 이해하진 못 했다. 그렇게 두껍고 멋져 보이는 책을 옆에 끼고 다니는 내 모습이 좋았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책을 보며 국어 선생님께서 “네가 읽고 있는 책이야? 책은 이런 책을 읽어야지.”라며 아이들 앞에서 나를 치켜세워 주셨다. 그 후로 나는 <데미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대지>, <오만과 편견>등 친구들이 읽지 않을 것 같은 책들을 일부러 찾아 읽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책에 대한 나의 사랑은.

밥 먹으며 버스 안에서 화장실에서 여행 가는 아빠 차 안에서 학교 자율학습 시간에 나는 책과 친구처럼 함께 했다. 해결할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친구들과 오해로 다퉜을 때, 엄마 아빠에게 혼나 속상할 때, 중간 기말고사 끝나고 마땅히 할 게 없을 때 늘 함께 있어준 친구.

대학에 가면 세상에 모든 책을 다 읽어 버리겠다 생각했다. 목표가 너무 컸던 것일까? 대학 생활을 안 해본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바로 “첫사랑” 그 짜릿함이다. 책에서만 읽었던 그 느낌. 사랑하는 사람 뒤로 후광이 비치고 종소리가 댕댕 울린다는 “사랑”. 사랑의 르네상스 시대가 독서의 암흑기였다.

사랑이 안정기에 접어들며 책에 대한 나의 사랑이 자리를 되찾기 시작했다. 독서에 있어서 나는 잡식 가다. 특별히 더 좋아하는 책은 있지만 장르에 있어서는 큰 편식 없이 두루두루 읽었다. 아니다. 전문서적은 전공서적을 제외하고는 읽지 않았다. 지금도 특정 전문서적은 안 읽는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이 재밌고 즐겁다. 그래서 늘 읽고 쓴다. 즐겁지 않은 책은 일단 뒤로 제낀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아이를 낳고 책과의 사랑은 더 돈독해졌다. 그 가교 역할은 한 것은 동화책이다. 나는 동화책의 매력에 빠졌다. 아이에게 동화책의 그림을 보여주며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달리해서 읽어줄 때면 아이와 나는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읽기만 하던 내가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그때부터다. 언젠가 우리 아이에게 읽어줄 수 있는 동화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강박처럼 읽어내는 책은 내 기쁨이고 희망이고 즐거움이고 꿈이다. 이제는 내 삶에서 이 녀석을 떼어 놓을 수 없다.
나는 책벌레가 맞다. 쉬지 않고 책을 갉작갉작 갉아먹고 하나도 빼지 않고 다 소화시켜야지. 책벌레가 자라서 나비처럼 훨훨 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책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있는 내가 얼마만큼 유쾌하고 즐거운지 한참을 앉아 생각했다. 다시 한번 마음에 스파크를 일으키고 싶다면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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