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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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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르는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살아온 그의 삶이 안타까웠고 그가 변해 버린 후 그에 대한 마음이 싸늘하게 변해버린 가족들의 태도가 미웠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지켜온 가족이었지만 변해버린 자신을 짐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본 그의 마음이 어떨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책을 여러 번 읽으면 읽을 때마다 다른 곳에서 다른 느낌을 받는 것 같다. 이 책은 아마 10번은 더 읽은 것 같다. 어떤 기회로 이 책을 읽든 읽을 때마다 다른 곳에서 생각이 멈춘다. 이번 역시 그렇다.
평생을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에게 주고 또 준다. 자식들이 쑥쑥 자라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질수록 부모의 어깨는 더 무거워진다. 그 삶에 후회는 없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잘 커주면 됐다. 가족을 만들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다 바친다. 그렇게 살다 보니 다리에 힘도 빠지고 단단했던 어깨도 처지기 시작한다. 가끔씩 해야 할 일들이 생각나지 않기 시작한다. 평소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고 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처음에는 그런 부모님의 모습이 안타깝고 속상하다가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부모는 자식에게 짐으로 느껴진다. 고마움도 알겠고 미안함도 있고 안타까움도 없지 않지만 하루하루 또 살아가야 할 자신의 삶이 있기에 언제나 부모만 바라볼 수도 없다. 자신의 평생을 가족을 위한 산 부모의 설움과 그 사랑을 알지만 또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자식의 무거운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을 위해 외판사원으로 자신의 삶을 희생한 그레고는 행복하지 않았을까? 자식을 키우고 가족을 키우는데 자신의 모든 삶을 바친 부모는 지치고 힘들기만 했을까?
열심히 돈을 벌어 동생에게 바이올린을 공부하게 할 계획을 세우던 그레고르의 기쁨.
아이들 등록금을 준비하기 위해 적금을 들며 뿌듯해했을 부모의 즐거움.
그 모든 과정을 희생으로만 치부해버리면 그레고르의 삶이 그리고 세상 모든 부모의 삶이 다 허망해진다. 희생하며 힘들었던 순간순간들 속에 작은 희망도 있었을 것이고 기쁨도 있었을 것이다.
책을 덮고 산책을 하고 음악을 듣고 밥을 먹는 모든 순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레고르를 조금 덜 불행하게 보내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남은 가족들의 가벼운 발걸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다음 언젠가 <변신>을 읽게 되면 또 어떤 곳에서 생각이 멈출까?
끝도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멈추기 위해 리뷰를 쓴다.
멈출 생각이 없는 생각을 멈추기 위해..
바라는 것은
그레고르가 좀 편해졌으면 좋겠다.
메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말 행복”이다.
그레고르에게 메리골드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