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
#프란츠카프카 #열린책들
#고전살롱
함께 읽기의 힘을 가장 강렬하게 경험한 책이다.
나는 왜 이러고 있지?
나는 왜 읽고 있지?
나는 왜 이 책을 덮어버리지 않지?
나는 지금 뭐 하고 있지?
고전살롱을 통해 한계를 경험한다. 그리고 그 한계는 한계가 아님을 토론을 통해 실감한다. 이보다 더 한 책을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내 문해력의 한계를 느끼며 통탄에 빠지지만 어느덧 그 임계치는 한 발 앞서가 있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500p가 넘는 책을 읽으며 내가 꿈을 꾸는 것인지 책이 꿈을 꾸는 것인지 K가 꿈을 꾸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와인 한 모금은 흐릿해진 정신을 제자리로 데려다 놓곤 했다.
완성되지 않은 책.
완성되지 않은 삶.
완성되어가고 있는 나.
정답을 알 수 없는 인생.
같을 길을 가지만 매일 길을 잃는 일상.
찾을 수 없는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여정.
부조리에서 규칙을 찾고
절망에서 희망을 찾는 우리를 닮은 K
성에 도착하기 위해 K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의미 없어 보이는 대화를 하고, 또 만나고 또 만나고 또 만난다.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하고 있는 행동들이 목표를 향한 행동인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그 의미 없을 것 같은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흐르듯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슬픔도 즐거움도 좌절도 기쁨도 느끼며 때론 ‘이게 행복인가’하는 마음도 갖게 될 것이다.
삶은 부조리하지만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일상 속에서 여전히 답답하고 답을 찾을 수 없지만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옳은지도 알 수 없지만 그냥 지나가는 시간은 없고 부조리한 삶은 없다. 아무리 시궁창 같은 인생이고 삶이라도 그 삶에는 이유가 있고 가치가 있다. 안개 낀 아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불안했던 길이 안개가 걷히고 나면 너무도 평범한 길이었다는 것을 알고 허무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삶도 그렇지 않을까? K가 성에 도착하기 위해 했던 했던 일들이 어쩌면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선명하게 보이는 길을 마주하기 위해 쉬지 않고 열심히 답답한 안개길을 걷는 수밖에..
책을 읽을수록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읽을수록 어렵고 답답하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낸 나에게 박수를.. 언젠가 다시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있어 읽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덜 답답하길.. 더욱 깊어진 나를 기대해 본다.
카프카.
언제나 이방인처럼 살아야 했던 당신의 삶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많이 외롭고 아팠을 당신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큰 위로라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당신의 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면 더 깊어진 우정이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