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구트꿈백화점 2>
#이미예 #팩토리나인 #문학살롱
“우린 살면서 한 번도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본 적이 없어요. 그 사람이 나를 보는 표정, 목소리 같은 정보로 그저 추측할 뿐이죠.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가 진실을 가릴 때가 있잖아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말처럼요. 어차피 알 수 없다면, 당신을 응원하는 사람의 얼굴을 상상해 보세요. 우리도 지금 그렇게 당신을 보고 있어요.” 102p
생각해보면 살면서 나를 응원해주고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보다 나를 미워하고 탓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벼운 비판이나 알지도 못하면서 내뱉은 허망한 말들 뿐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며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나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지지해주고 편이 되어주는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내 주위의 좋은 사람들을 기억하며 살면 내 삶이 더 자신 있고 든든하고 행복할 것 같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들이 어쩌면 나를 더 나 답게 만들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겪지 않아도 될 힘겨운 기억을 가진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저는 스스로가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애초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면 더 좋겠죠.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한 상황이라면 더더욱이요. 저는 피해자가 뭘 더 노력하지 않아도 되면 좋겠어요. 노력은 가해자가 했으면 좋겠어요. 이기적이고 경솔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이 실수로라도 이 포춘 쿠키를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207p
죄책감을 느낄 수 있는 포춘쿠키를 먹었다면?
언제나 부모님께 당연하다는 듯 받은 것들. 그리고 그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오히려 짜증을 내기도 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다 해주고도 오히려 가해자인 내 눈치를 보고 더 해줄 것을 찾는 부모님의 모습을 그때는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당연한 것처럼 보였던 그 모든 일들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그 죄책감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이젠 엄마 아빠의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피난처는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피난처가 가장 편해져 버려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면 그 또한 곤란하지 않겠니?” 255p
삶의 피난처를 가지고 있다면 참 다행이다. 살다 보면 도저히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 때 잠깐 그 상황을 벗어나 몸을 기댈 피난처가 필요하다.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문제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곳. 하지만 그곳에 너무 자주 가 있거나 너무 오래 있다 보면 진짜 자신의 삶을 잃을 수 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야 한다. 그 피난처가 주는 아늑함과 편안함에 계속 그것에 의존하게 된다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없게 된다. 힘들어도 아파도 살아내는 게 삶이다.
책을 읽으며 많은 상상을 했다. 1권이 잘 생각나지 않아 다시 찾아 읽었다. 3권은 페니와 막심의 러브라인을 볼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상상에 맞기나? 가장 재미있던 부분이 에필로그 2 <막심과 드림캐처>였다고 하면 좀 웃길까? 페니처럼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내일을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일에 열정이 식어가고 있는 나에게 힘이 되는 책이었다. 페니의 삶의 자세가 참 맘에 든다.
꿈은 꾸지 않지만 언제나 꿈을 꾸는 나에게 즐거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