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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곰출판

by 이작가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도 실재인 것들이.” 95p


인간의 생각이 얼마나 편협하고 오만할 수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다. 마치 세상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세상 만물에 이름을 붙인다. 그것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만들어 낸 이름과 단어들이 잘 못 되었다는 알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해야 하고 신중해야 한다.


“무지는 세상에서 가자 유쾌한 학문이다. 아무런 노동이나 수고 없이도 습득할 수 있으며 정신에 우울함이 스며들지 못하게 하니 말이다.” -조르다노 브루노 -



우주에서 보면 인간은 먼지에 불과하다. 그러니 먼지에 불과한 인간의 생각과 노력은 아무 의미 없다는 생각에 반기를 들고 그럼에도 인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책이다.


인간은 불면 사라지고 말 점 위의 점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다. 하지만 점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는 인간은 훨씬 더 많은 의미를 가진다. 책에서는 민들레 법칙을 이용해 설명한다. 민들레는 어떤 상황에서는 추려 재야 할 잡초로 여겨지고 다른 상황에서는 경작해야 하는 가치가 있는 약초로 여겨지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어떻게 불려지든 나는 나로 존재한다. 점 위의 점에 불과할 만큼 작고 보잘것없어 보인다고 해도 나는 이미 나로 존재하고 실재한다. 나는 엄마의 든든한 큰 딸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남편의 아내이고 목숨보다 소중한 두 아이의 다정한 엄마이고 사랑으로 가르치는 많은 아이들의 선생님이고 아낌없이 믿어주는 친구이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이렇게 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지구에 사회에 그리고 우리 서로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고 휘둘리지 않는 법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적격자, 부적격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기준은 도대체 누가 설정한단 말인가?


“이 사다리, 그것은 아직도 살아있다.

이 사다리, 그것은 위험한 허구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은 그 허구를 쪼개버릴 물고기 모양의 대형 망치다.”

268p



“당신이 밟고 선 그 땅뙈기가 이 세상에서 아니 그 어느 세상에서도 당신에게 가장 달콤한 기쁨을 주는 땅이 아니라면 당신에게 희망은 없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


세상 그 어디에도 바로 여기, 지금, 오늘만큼 즐겁고 행복한 곳은 없다. 우리는 전에도 틀렸고 지금도 앞으로도 틀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것을 인정하고 겸손하게 나아갈 수 있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살아내야 할 지금이 있고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물고기의 존재를 부정함으로써 우리는 온전히 실재하는 존재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 더 우월한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 실재하는 우주보다 큰 각자의 존재들이 자신의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에 맞는 속도로 살아내는 것이 삶이다. 오늘을 스스로 존재하며 즐겁게 살아내는 것이 인간 된 의무다.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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