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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ENFJ-T 엔프제

나라는 사람에 대한 탐구

by lucidity

<목차>

1.MBTI란?

2.E와 I (외향성과 내향성)

3.ENFJ의 특징

4.나란 사람과 ENFJ의 부합은 몇 %?

5.MBTI에 관한 나의 의견


1.MBTI란?

최근 MBC예능 '놀면뭐하니?'에서 MBTI특집을 했었다. 남편이랑 나는 30대 후반을 달려가는 중이라 요즘 젊은 세대의 유행에 대해 둔감한 편이지만, 지상파 방송에 오랜만에 열광하며 재미있게 시청하였다.

누구나 결혼을 하면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나 답답함을 한두가지 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도 남편을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로 참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는데, 그 날의 방송을 통해 남편에 대해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MBTI는 제시 된 문항에 대하여 나의 행동결정에 따른 것이므로, 그 날의 내 기분이나 그 날의 나의 신체리듬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맹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복된 검사에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결과를 도출한다면 나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외향적인 E와 내향적인 I

MBTI는 모두 16가지 형태의 심리유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에서도 또 세부적으로 2가지의 갈래를 나누기 때문에 좀 더 정확히는 32가지 정도가 된다.

MBTI.jpg MBTI의 구분

그 날 방송은 사람의 성격 유형을 분류하는 하나의 방법인 MBTI중 가장 첫번째 유형인 E와 I를 중점적으로 다룬 주제였는데, 외향적임과 내향적임의 차이점을 알려주었다.

외향적인 성향과 내향적인 성향은 에너지를 얻는 방법의 다름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데, E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어가고, I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얻는다.


3.ENFJ의 특징

나는 MBTI검사에서 ENFJ-T의 결과를 얻었고, 여러번의 시도에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타고난 리더쉽을 가진 정의로운 사회운동가라고 한다. 타고난 외향적인 성향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말을 조리있게 잘 하고, 감정이입을 잘하여 타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타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성향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타인의 삶에 심하게 개입하려 해 불편한 상황을 만들기도 하며, 감정표현을 잘하는 만큼 감정기복이 심하기도 하단다.

이 유형은 한국인 중에서는 1%정도의 희박한 사람들이며, 특히 남자들 중에는 0.5%정도로 거의 없다고 볼 정도로 .. 특이한 성향이다.

ENFJ키워드.jpg ENFJ의 키워드

ENFJ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나는 타고난 리더니까 세상을 바꿀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실제로 나는 시민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역 신문에 시민 의식 변화를 위한 투고를 한 적도 있고, 여러번의 관광 공모전에 참여해서 시의 발전을 꿈꾸기도 했으며, 행정의 문제는 시민들의 민원을 통해 변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4.나란 사람과 ENFJ의 부합은 몇 %?

ENFJ를 한국말로 옮겨 놓으면, 사람들을 만나기를 좋아하며 직관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감정적으로 판단하며, 사전에 계획하며 체계적인 성향이다. 나는 정말 그러한 사람일까?


외향적인 성향에 대해 나는 동의한다. 나는 직원이 많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관리직군에 있어서 그들 대부분의 보직과 이름을 알고 지낸다. 때문에 하루에도 수백번씩 인사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때로는 인사만해도 하루가 다 가겠다며 인사의 피곤함을 묻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나는 사람들과 주고 받는 '안녕하세요'한 마디에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심지어 인사를 주기만 하고 받지 못해도 에너지를 얻는다. 매일매일 사람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즐거움이다. 그들 모두가 나를 알고, 나도 그들 모두를 알며, 혹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인연인가! 인사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사교활동이며, 또 가장 기본적인 사회생활이 아닐까?


직관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대해서도 동의한다. 어떤 주제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는 사람도 있고 또는 심도깊게 설명해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내용들을 항상 간략하게 요약하고자 하며, 한 마디로 함축적으로 정의내리는 것을 좋아한다.

회사에서 어떤 변화업무에 대한 미팅을 하고 나면 난해한 경우가 더러 있다.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도대체 지금 내가 취해야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나는 이럴 때 동료와 후배들에게 답을 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그 답이 회사가 원하는 방향은 아닐 것이다)

"아니 그래서 우리보고 뭐 어떻게 하라는 거에요??"

"그냥 지금 하던대로 시키는 거 열심히 하래요^^" 또는

"위에서 이거를 하고 싶으니까 일단 우리보고 정보를 모으래요" 이런식으로 함축적으로 한 문장의 결과를 얻으려고 한다. 그래야 오늘의 모든 미팅의 방향이 깔끔하게 정돈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 있었던 많은 걱정이나 근심은 어차피 기억해봤자 나의 몫이 아니다. 회사 안에서 나의 역할은 실행자이기에 내게는 회사의 방향에 의문을 품기 보다는 실행을 해야 하는 사람인 것이다. 나는 그 본연의 역할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나는 실행 한 후의 건의사항은 많이 발언하는 편이다. (아마도 회사가 좋아하는 인재상은 아닐 수도 있겠다)


다음 항목인 사고형과 감정형에 대해서는 내게 두 가지 성향이 있다고 보는데, 최종적으로는 감정에 치우지는 편이 맞는 것 같다. 사실 이 문항을 쓸 때 가장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나의 사고력이 가장 빛날 때는 역시나 단체를 위할 때였다. 전세보증금을 떼일 뻔한 적이 있었는데, 사업을 크게 하는 임대사업자가 상대여서 다행히도 힘을 합칠 세대들이 많았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나는 그 단체에서 임원을 맡았고, 변호사님과 미팅을 하고 자료를 만드는 일들을 주도해서 진행했었다. 처음에는 막연히 재산을 찾고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나는 어느새 적성을 발견하고 있는 듯 즐기고 있었다. 법정공방은 감정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증거자료와 서류만이 필요했다. 나는 누구보다도 논리적으로 자료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검찰청 수사관 앞에서도 감정을 배제한 채 사실에 입각한 대답만을 할 수 있는 냉혈인 이었다. 오히려 감정에 호소 해야하는 탄원서를 쓸 때도 나는 사실적인 상황만을 바탕으로하는 글을 써서 좀 더 감정적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얻기도 했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 생각해보니 그 시기의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정의로웠다. 나의 재산을 찾는다기 보다 공동의 재산을 찾기 위해 노력했었고, 나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적을 보여주고 싶다는 신념으로 그 일에 임했었다. 결국 나의 논리적인 사고력은 공동체를 위해 일할 때 빛났다. 나의 사고력이 감정보다 우월했을 때를 회상해보면 이 때 뿐이다. 이 외의 나는 언제나 사람의 감정이나 공동을 위한 생각을 했다. 어떤 일을 꼭 해야 하더라도 누군가의 감정이 다치지 않는 방향을 늘 고민하는 게 나라는 사람이었다. 글을 쓰다가 새로운 나를 발견한 느낌이 든다.


생활양식에 관련한 것은 고민의 여지 없이 J다. 여행을 가기에 앞서 나는 지역을 정하고, 그 지역의 관광명소를 최대한 모두 알아본다. 그 중에 꼭 가고 싶은 곳들을 순위를 정해서 나열해 둔 후, 각각의 위치와 이동 시 소요시간을 모두 정리한다. 이동 거리와 시간을 고려하여 둘러볼 곳을 정리하고 근처 맛집을 검색해서 이동시간과 나의 여건을 고려하여 방문할 맛집을 정한다. 가끔은 화장실 사진까지 확인하고 스케줄을 짜기도 한다. 막상 여행을 떠나면 예정했던 스케줄 대로만 움직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전 계획을 다 잡고 미리 파악을 한 연후에 움직여야 마음이 편하다. 아무 계획없이 그 곳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상황은 정말 나를 불편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맨 뒤에 붙는 A또는 T가 있다. 이는 자기 확신에 대한 부분을 표현한다. A는 Assertive 확신형, T는 Turbulent 불확신 하는 경우이다. 나는 T가 붙었는데 이 부분 역시 동의하는 부분이다. 나는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결론을 내리지만 그것이 정말 맞는 답일까 끊임없이 의심한다. 내가 내린 결과가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누군가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지 더 좋은 결과가 있지는 않을지 불안하다. 이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깊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사람에게 끌려다니는 단점도 생기게 된다. 실제로 나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기억도 많은데 그러한 기억을 통해 T라는 성향 안에서도 감정을 절제하는 법을 배워 나가고 있다.


ENFJ-T 5가지 중에 4가지는 의심의 여지 없이 나를 표현하였고, 이 중 1가지는 약간의 고민의 여지를 남겨두었으므로 나의 결과는 실제의 나와 80%이상 부합한다.


5.MBTI에 관한 나의 의견

앞서 말했듯이 MBTI는 제시 된 문항에 대하여 나의 행동결정에 따른 것이므로, 그 날의 내 기분이나 그 날의 나의 신체리듬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맹신 할 수 없다. 그저 평이한 나의 성향을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고,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단순 참고용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MBTI별 궁합표가 있어서 보게 되었는데, 실제로 남편과 나의 MBTI궁합은 그닥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우리는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서로의 성향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큰 싸움없이 살아갈 수 있으니, (물론 신혼초에는 많이 싸웠지만...) MBTI만으로 나의 성향을 딱 정의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의 관계에는 항상 무엇보다 배려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이것도 너무 ENFJ적인 발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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