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연습95] 인공장기

- 보편적인 장밋빛 미래는 없다

by leesy

완성된 자율주행 차가 도로를 달리면 인공장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자율주행 기술로 교통사고가 없어지고,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그들의 장기 기증도 끊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래가 오면 현재에도 부족한 장기 기증을 대체할 인공장기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어떤 결과를 낳기 마련이고, 외따로 존재하는 기술이란 없다. 4차 산업혁명에 돌입한 오늘날 새로운 기술은 마구 쏟아지고 있다. 이 기술들이 가져올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선 상상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상상력이 공론화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온갖 예측이 터져 나오는 주식 시장을 제외하면 근시안적인 상상력만 이야기될 뿐이다.


미래에 대한 지나친 우려도 좋지 않지만 막연한 낙관도 경계할 대상이다. 보편적인 장밋빛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대개 세상의 변화는 제로섬 게임처럼 찾아온다. 누군가에게 상실이 누군가에게 행운이다.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의 슬픔이 다른 생명을 구하듯 말이다. 향후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도 이와 같을 것이다.


혹은 점차 양극화되는 한국 사회의 변화 경향에 따라 기술 발전의 수혜도 소수에게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중요하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상상한 미래에 따라 변화에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생업에 바쁜 시민들은 상상력을 펼칠 여력이 없다. 그들의 일을 대신해주는 국회의원들도 그럴듯한 미래를 구성하는 일에는 서툴기만 하다. 대체로 다음 선거까지가 상상력의 한계인 탓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가보지 않은 길을 열심히 상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상력의 결과물이 공론화되는 일은 거의 없다. 막말 정치인의 거친 언사를 추적 보도하는 경우는 있어도 진심으로 미래를 걱정하는 정치인의 통찰을 전달하는 보도는 멸종 직전 상태다. 사회적 기여도가 제로인 소모적 정쟁에 과도하게 사회적 관심을 부여해온 비루한 정치 문화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사이 미래는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선 로또를 사야 하듯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선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 언제쯤 그러한 이야기가 저녁 메인 뉴스에, 신문 1면에 그리고 우리의 식탁 위에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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