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esy Mar 14. 2021

[작문연습76] 학교폭력

- 선생님들의 폭력 전과

 오랜 시간 우리 사회에서 ‘어른’들의 체벌권은 절대 권력이었다. 최근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학교폭력 전과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유명인들이 하루아침에 명성을 잃었다. 그러나 과거 교내 폭력의 주된 가해자는 단연 어른들이었다. 선생님들은 ‘사랑의 매’로 명명된 각종 몽둥이로 학생들의 온갖 곳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리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선생님들의 폭력은 지금의 학교폭력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 그저 학창 시절 추억거리로 여겨지는 양상이다. 뿌리 깊은 장유유서 문화의 영향이 큰 탓일까. 당시 사랑의 매는 자주 분노의 매로 바뀌곤 했고, 어떤 선생님들은 사랑이 너무 큰 나머지 직접 손과 발로 학생들을 ‘훈육’하곤 했지만 ‘그땐 그랬지’식 정서만 흐르고 있다.


 일상처럼 행해지던 폭력은 2010년부터 각 지방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안이 제정되며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가장 먼저 들려온 불만은 ‘교권 추락’이었다. 매가 닿지 않는 곳에서 폭력적인 선생님들은 분노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 결과다. 학생들을 때리지 못하는 것과 교사의 권위가 추락하는 것 사이에 어떤 인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폭력으로 유지해야 하는 교권의 필요성이 의심스럽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아무렇지 않게 때리는 학교에서 학생들 간 폭력이 존재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다. 선생님의 폭력적 훈육과 학생의 폭력은 닮아있기도 하다. 위계적이고 일방적이며 가해자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함이니 말이다. 모범이 돼야 할 사람은 선생님이지 학생들이 아니다.


 다행은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모의 자녀 체벌권은 이제 법적ㆍ문화적으로 퇴출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은 아동들의 희생이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를 흔드는 각종 폭력에 대한 논란 또한 사람들의 인권 의식이 한 뼘 더 성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폭력 전과도 짚어야 한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전과를 고발하듯 실명 저격을 동원할 필요는 없다. 학교 안 어른들의 폭력을 ‘그땐 그랬지’라며 추억하지 않고 야만의 시기로 삼아야 한다. 폭력을 사랑의 매로 포장해 많은 학생들을 계도했다며 우쭐거리는 선생들이 없도록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작문연습75] 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