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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야 LEEya Nov 15. 2019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하면 안 되는 말 3가지

위로랍시고 더 괴롭게 하는 말들


말은 어떻게 잘하면 힘 빠진 사람에게 기운을 준다. 반면, 잘한다고 한 말이 상대를 더 기운 빠지게 하기도 한다. 같은 말이라도 관계에 따라 다르게 들리기도 한다. 같은 말이라도 처한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서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위로하고 싶어서 하는 말 일 수도 아마? 있을 것 같다. 좀 힘내라고, 좀 힘내서 이 시간을 잘 지나가 보라고 하는 마음에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 인생에 누구나 크던 작던 어려운 시간을 다들 지나가겠지. 그러니까 조금은 잘 지내갔으면 좋겠는 선배 같은 마음에, 친구 같은 마음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구 상의 인구가 77억을 넘는다. 그중에 어려움이란 걸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없다. 나만 어려운 일을 당하고, 그 시간을 지나온 것이 아님은 확실하다. 누구든 여러 모양의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 다닐 때는 시험이 그렇고, 졸업 후에는 일을 구할 때가 그렇고,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맘대로 되는 것 없어 보이는 시간들이 그렇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가족들 안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 불가피한 이별을 해야 했을 때, 원하던 것을 포기해야 했을 때.. 


어려움이란게 누구나 겪는 일은 맞다. 그렇다고 누구나 아무말을 할 수 있는 자격 같은게 주어진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어려운 시간을 겪을 때 그 시간에 가장 힘든 건 그 일을 겪는 그 사람이다. 


옆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이 하지 말하야할 말. 이건 기억하자. 


훈련이야. 나중에 다 쓸데가 있겠지, 큰 사람이 되려고 그래.


격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더 쉽게 던지는 것 같다. '훈련이야.' 무슨 특수 부대인가? '나중에 다 쓸데가 있겠지.' 그런 거 쓸려고 준비 한 적 없는데. '큰 사람이 되려고 그래.' 작은 사람이어도 괜찮은데. 그냥 이 시간의 이 일들이 제발 이젠 지나가면 좋겠는데...


참, 싫다. 어린 시절에 가족 안에 아픔을 가지고 전전 긍긍하는 아이에게, 몸이 아픈 걸 견디고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무너진 걸 붙들고 참고 있는 사람에게, 절망 속에서 겨우 자신을 붙들고 있는 사람에게. 함부로 던지는 말들. 주변이 위로랍시고 하는 말들 말이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 우리가 뒤를 돌아봤을 때, 이 말들이 다 사실이 되어 있을 수는 있다. 많은 경우 그렇게 되는 것을 보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그 시간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말들은 위로는커녕 더 외롭게 하는 말들이다. 


어려운 일들을 겪어가는 과정에서는 그 시간을 지나가고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하다. 그 시간 속에서 견디고 있는 것에 온갖 힘을 다 쏟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 훈련이라는 둥, 뭔가 미래 지향 적인 말들로 겪려 하려는 억지. 때로 듣는 사람이 더 힘이 빠지게도 한다. 화도 나게 한다.


그때는 그냥 주변이 해 줄 말이 없다. 말이 필요한 때가 아니라서 이다. 그때는 같이 견뎌 주는 것, 있어주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긍정적인 방향을 보자고 하는 말들이 때로는 정말 힘이 될 때도 있다. 그런데, 그건 눈치를 잘 보고 해 줄 말이다. 억지스럽게 위로하려는 말은 때때로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를 밀어 낼 수도 있다. 


 감사해, 넌 그래도 ~가 있잖아.


감사는 어떤 상황에서든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 삶에 좋은 기운이 흐르게 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에이, 그래도 감사해. 넌 그래도 ~가 있잖아' 이렇게 말을 해 준다면? 뭐, 나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말보다 먼저 느껴지면 그래도 받아들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래? 지금 감사를 나누는 시간인 것도 아닌데. 


지금 이 상황이 어렵다고, 그래서 힘들다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한다?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이해를 못하면 차라리 이해 못한채로 있자. 그렇다.  옆에서 보기에는 그 사람에게 감사할 내용이 더 잘 보일 수도 있다. 어려움을 겪을지언정, 그 사람에게 감사의 내용들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들이 보여하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좋은 것에 눈을 돌리고 이 시간을 잘 지나가라고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혹시 다시 보면 이런  거 아아닌가? 실은 힘들어하는 그 사람의 힘듦보다  감사 할 것이 더 보였다는 거? 그 사람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같이 봐 주질 않은거네. 좀 봐주자. 같이 봐주고, 그냥 이해를 못하겠으면, 못하겠는 데로 지나가 주자. 혹시 같이 봐주기 싫으며 그냥 지나가자. 꼭 옳은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세상에 정해져 있는 것인 양 그렇게 매번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감사가 좋은 것이라는 누구나 안다. 감사하는 삶이 풍요로움도 안다. 그래서 좋은 것 권한 답 시고 하는 말인 것도 안다. 밥이 필요한 것인 줄 안다. 밥을 잘 챙겨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도 안다. 그렇다고 급체해서 당장 응급실로 가도 시원찮은 상황에 사람에게 밥을 권하진 않는다. 


말이 상황에 맞아야, 좋은 효력이 있다. 


다 그래. 너만 그런 거 아니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처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다 그래.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좋게 억지로 생각해 보자. 모두 다 각자 어려움이 있으니, 함께 용기를 내자. 그런 말 일 수도 있다. 지금의 상황을 잘 받아들여보자. 뭐, 그런 것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 힘들어할 때, 이런 말이 격려가 되는지 모르겠다. 


다 맞는 말이다. 다들 그렇고, 각자의 어려움이 있다. 그것에서 예외인 사람은 없다. 어떻게 보느냐도 그 어려움을 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무언가 긍정적인 곳에 시선을 고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모두가 한 개즘은 격고 있으니 다 같이 서로 격려하며 힘을 내면 좋다. 


문제는 뭐냐. 너만 그런 거 아니라는데, 실은 너만 그렇다. 왜냐면, 그 상황에, 그런 마음으로 그런 상태로 마주 하는 사람은 딱 너 하나다. 같은 일을 겪어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게 사람이다. 백 명이 있으면, 백 명이 다 다르게 그 일을 마주한다. 그러니까 같은 일이라도 그 사람한테 어렵다고 느껴지면, 어려운 거다. 그러니, 옆에서 자꾸 해석해 주려 하지말자. 모두가 각자의 세상에서 '너만' 그런 시간들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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