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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야 LEEya Oct 24. 2021

행복은 성취가 아니다

행복이란 보물찾기는

행복이란 말은 듣기만으로 달콤하다. 누구나 이 행복을 원하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누구도 쉽게 행복에 가까이 가지 못하는 것도 같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행복은 용기의 한 형태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홀브룩 잭슨 (Holbrook jackson)의 말이다. 행복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행복이라는 뜻은 ‘복된 좋은 운수, 생활에 만족과 삶에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이다. 좋은 운수라... 운은 일종에 선물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비가 오듯 해가 비추듯 그렇게 오는 것이다. 행복은 선물이며, 동시에 상태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운이 들어와도 그 복을 받지 않고 차 버릴 수 있다. 그러니 행복하려고 작정한 사람이어야 그 복을 취하는 용기를 발휘한다. ‘나는 뭐 지지리 복도 없다’를 내면에 외치는 사람은 행복을 가질 수가 없다. 행복한 상태에 있을 수가 없다. 그러고 보면 ‘행복은 마음먹기 달렸다’고 하는 흔한 말이 진리인셈이다. 

모든 것 (2021.10)

행복은 성취가 아니다. 행복은 힘을 들여서 도달해야 할 수 있는,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상태이다. 고단하던 그렇지 않던 그 상태가 되면 그저 행복하다. 힘이 들고 안 들고 가 기준이 되지도 않는다. 그저 행복한 상태이면 나머지 어떤 일이 닥쳐도 행복하다. 예컨대 몇 시간이 걸려도 사랑하는 이를 보러 가는 길은 힘들지만 행복하다. 책을 쓰는 일은 고되지만 행복하다. 아직 책이 나온 것도 아닌데 그 행복감에 글을 쓰는 시간을 견뎌낸다. 가족의 선물을 사는 것은 행복하다. 노력과 시간을 쓰면서도 아까움 보다는 선물을 받고 기뻐할 가족의 얼굴이 떠오른다. 행복은 마음의 태도이다.


행복은 결정이다. ‘자 이제 행복하기로 결심하겠어.’하면 행복해지냐고 묻겠지만, 차라리 그 편이 행복해질 확률이 높다. ‘인생이 얼마나 불행한가’에 집중하면 숨어있는 행복을 구경조차 못할 테니까. 모든 것을 다 성취하고도 결국 행복할 수 없는 것만큼 안쓰러운 일이 있을까? 가만히 보면 행복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결정’의 차이이다. 행복한 사람은 결심을 한 마냥. 스치는 바람에도 행복해한다. 봄이면 봄바람이 달콤해서 좋다 하고, 여름이면 푸르른 자연이 좋다 하고, 겨울이면 얼큰한 라면이 좋다 한다. 누구에겐 보이는 삶에 속속들이 들어있는 행복거리가 누구에겐 전혀 보이지 않으니 행복은 결정하는 자의 것이다. 


우리 생각과 마음에는 길이 있다. 행복해 버릇하는 길이 마음에 나면 습관처럼 행복해지기도 한다. 습관처럼 불평을 일삼듯이 습관처럼 행복을 일삼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10년 후면 행복해질까? 내가 원하는 그 사람이 되면 행복해 질까? 하며 전전긍긍할 때가 있었다. 돌아보면, 아름다운 이삼십 대. 매일을 행복해해도 좋았을 그때. 오히려 행복을 뒤로 미루는 습관들이 있었나 보다. ‘나중에 행복해지지 뭐. 그때는 행복하겠지’하고 미루어 놓은 행복들. 


마흔이 되니 보물 찾기처럼 매일 행복 찾기를 한다. 이제는 내 마음에도 행복해하는 버릇. 습관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행복도 해 본 사람이 한다. 기다려서 오는 게 행복이 아니다. 이미 도처에 널린 행복을 발견하고 소유할 수 있으면 행복하다. 행복을 보는 눈보다 아픔을 보는 눈에 우리는 어쩌면 길들여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잘 들여다보면 행복의 거리들은 가까이에 있다. 소풍 때 숨겨놓은 쪽지를 찾는 자가 보물 찾기에서 성공한다. 마찬가지로 매일의 틈새에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작은 행복을 찾는 자가 행복의 임자다. ‘있는 것도 못 찾아 먹냐?’라는 말이 있다. 그야말로 눈앞에 있는 것도 놓치며 아쉽게 살기를 그만하고 싶다. 어쩌면 신은 우리의 일상에 행복이라는 쪽지를 보이듯 보이지 않듯 숨겨 놓았을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찾아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우리는 그저 그 쪽지를 찾는 습관이 필요할 뿐이다. 


“요즘 행복해?”라고 오랜만에 연락을 한 친구가 물었다. “행복해.”나의 대답에 놀란 듯 그녀가 무엇 때문에 행복한지를 묻는다. “아침. 나는 매일 아침을 기다려. 아침에 커피를 만들어 먹거든. 방탄 커피라고 버터를 넣은 커피인데, 너무 맛있어. 나 정말 잘 만든다?” 뭐 대단히 커피를 잘 만들지는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 비율을 정확히 맞추어가며 만들지도 못한다. 그래도 매일 이 시간을 기다린다. 하루에 많이 마셔도 커피 두 잔. 그러니 아침에 마시는 이 커피는 하루에 마실 커피에 절반이다. 내게 아침의 커피는 행복하기로 작정하고 마시는 커피가 된다. 때로 그 커피를 전날 밤부터 기다리기도 한다. ‘더 맛있게 만들어 먹어야지!’ 매일 아침의 결심이다. 아침 공기와 함께 마시는 커피로부터 행복을 찾아낸다. 그리고 나면 줄줄이 행복의 거리들이 그날 잘 보일 확률이 높다. 


“행복은 성취가 아니라 존재하는 것”이라고 <인생노트>의 작가 미키 기요시는 말한다. 행복은 그저 ‘있는 것’이다. 심지도 않은 꽃이 길가에 펴서 우리에게 행복을 전해준다. 적절한 보상도 한 적이 없는데 오늘도 햇살이 비추어준다. 높낮이를 조절한 적이 없는데 가을의 하늘은 높기만 하다. 행복은 살아있는 모든 이들에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일지 모른다. 너무 자연스럽게 있어서 보이지 않았던 것일지도. 그러니 이제는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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