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임성이 없는 알바생, 잘라도 될까요?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키워드#알바#비정규직#퇴직

by 이연
“보면 뭐 일을 하는 거 같지도 않아요. 뚱한 얼굴로 맨날 무슨 뮤지컬 사이트랑 일본 여행 사이트 같은 거 찾아보고 있어. 점심때도 맨날 혼자 나가서 밥 먹고. 커피점에 혼자 앉아서 책 읽고 그러는 거 내가 자주 봤어요.”
엔지니어가 말했다. (유심히들 봤네. 걔가 진짜 이다해 닮았나?) 은영은 생각했다.
“그 아가씨 그거 안 되겠네. 잘라! 자르고 다른 사람 뽑아!”
사장의 말에 다 같이 웃었다. (자기한테 그럴 힘이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은가봐.)


선정 이유 : 장강명 작가의 장편소설 <표백>을 인상 깊게 보고 선정한 작품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 소설은 알바생을 자르는 내용이다. 정규직도 빈번하게 잘리는 판에 알바생 자르는 거야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그 대수롭지 않은 관행 때문에 주인공은 신경전을 벌인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인물 묘사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상징을 최소화하고 일상적이고 평범한 사건들을 채워 넣어 인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라 조금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함께 토론하기 좋은 작품이다.


읽기 난이도 : 하

키워드 : 알바, 비정규직, 퇴직




1. '회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불가피한 사정이 없다면) 회식 참석은 의무일까?

[신임 사장은 틈만 나면 회식 자리를 만들며 직원들과 스킨십을 하려 했다.]


2. 본인이 혜미의 입장이라면 ‘조직생활을 하려면 붙임성이 있어야 한다’는 충고를 받은 뒤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3. 조직생활에서의 '붙임성'이란 무엇일까? 고용주는 피고용자에게 '붙임성'을 요구할 수 있는가? 그것이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은영은 다음날 오후에 회의실로 여자아이를 불렀다. ‘조직생활을 하려면 붙임성이 있어야 한다’는 충고에 여자아이는 눈이 붉어졌다.

—붙임성이 있다는 게 뭐예요? 사람들이 자꾸 저보고 퉁명스럽다고 하는데 저는 정말 모르겠거든요. 손님이 오시면 저도 뭔가 내드려야 한다고는 생각해요. 그런데 저희가 제대로 된 찻잔도 없고 받침도 없잖아요. 그러면 종이컵에 받침도 없이 내주기도 민망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가만히 있었던 거예요. 제가 학교에서 일할 때에는 종이컵에 담아가는 건 예의가 아니었거든요.]


4. 본인이 최과장의 입장이라면 혜미를 자르겠는가?


5. 본인이 혜미 입장이라면 최과장에게 퇴직 통보를 받고 난 뒤 혜미가 법적으로 처리 받고자 한 것들(서면으로 예고, 퇴직금, 4대 보험 미가입, 경력증명서 수정)에 대해 당당하게 요구하겠는가?

[—혜미씨, 내가 혜미씨한테 이달 말까지만 나오고 그만 나오라고 했잖아. 그게 기억이 안 난다고 할 참이야? 그래서 우리가 아웃백도 같이 가고 그랬잖아.

—이제 그만 나오라고 하기는 하셨지만 언제부터 그만 나오라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잖아요.

—혜미씨, 정말 기억이 안 나요? 삼 주쯤 전에 회의실에서 얘기했잖아요.

—회의실에서 과장님이 저더러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말씀하신 건 기억나죠. 그래서 다음날 아웃백 갔던 것도 기억나고. 그런데 과장님이 언제부터 그만 나오라는 말씀은 안 하셨잖아요. 저는 과장님이 통보서를 언제 주실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통보서?

—해고를 할 때에는 서면으로 예고를 해주셔야죠, 과장님. 동네 편의점에서도 그렇게 해요. 그리고 퇴직금 얘기 같은 것도 전혀 안 했는데, 저는 당연히 당장 그만두는 건 아니구나 생각했죠.]


6. 임금과 관련하여 불이익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7. 소설 속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나 갈등을 겪어 본 일이 있는가?


8. 일을 할 때 어떤 성격의 사람이 불편한가? 혹은 어떤 성격의 사람이 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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