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사업과 장사

by 위공

성우는 눈을 감고 있어도 지난날의 쓰라렸던 일들이 떠오르고, 돈을 셀 수도 없이 장사가 잘되었던 것도 생각하며 피~식, 실없는 웃음을 지었다.

무거운 눈꺼풀이 조금씩 뜨여지고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부시시 일어나 물 한 컵 마시고 안방을 바라다보았다.

지숙은 잠에 깨어 있고, 아이들은 자고 있었다.

"당분간 누나 가게에 좀 다닐 거야~ 일거리도 찾아보고..." 힘없이 중얼거리며 힐끗, 지숙을 보았다.

소가 개 보듯, 지숙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TV 만 보고 있었다.


"성우야! 아침은 먹었어?" 성자가 반기며 물었다.

"아니~ 생각 없어!" 간단히 답했다.

"오늘 만날 사람이 어떤 사람이야?"

"응~내 가게 단골손님이고, 바로 옆 건물 부동산 사무실 사장님이야!"

성자는 고씨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만난 지는 5여 년이 되었고, 나보다는 7살 많다고 하며 부인과 일찍 사별하고 슬하에 자식은 없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땅이며, 건물 등 부동산을 헐값에 사서 개간하고, 새로 지어 다시 되팔고 하는 그런 일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밖에 없는 제 동생 성우예요!"

성자는 성우를 고씨에게 소개했다. 성우는 고씨에게 인사하며,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누나 많이 닮았네~ 역시 피는 못 속인다 말이야!"라고 말하며 고씨는 호탕하게 웃었다.

"집을 직접 짓나요?" 호기심이 바짝 당겨 성우는 물었다.

"원래 건축업이 주업인데, 하다 보니 부동산 업자가 되었지."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고씨는 자기 일을 상세히 얘기를 했다.

"처음에는 황무지나 불모지 등 땅을 싸게 사서, 시골 밭 100~200평 정도 시작했지." 잠시 회상하듯 하며,

"차츰 노하우가 붙고 지금은 1,000평 정도, 건물도 함께 사고팔았지."

"얼마 정도 남는 장사였어요?" 성우가 물었다.

"남는 장사라기보다는, 계속 땅과 건물을 투자하는 거지."

성자가 커피와 차를 가져와 고씨와 성우에게 건넸다.

"500평에 6천~7천 사서, 땅도 개간하고 집도 조립식 패널로 깔끔하게 지어 1억 5천에 되팔았지. 아마도?"

"그리고 다시, 또 싼 땅을 사고 그렇게 재투자하는 거지."

"사장님! 말이 나온 김에 동생과 함께 구경 갈 수 있겠어요? 물론, 저도 같이 가구요."

성자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럽시다. 나도 사무실 정리하고~ 가까운 곳부터 다녀오도록 하지요."


부산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 정도로 달려간 끝에 고씨가 봐 두었던 곳에 도착했다. 주위에 송전탑이 있었지만, 집과는 떨어져 있어 문제는 되지 않았다. 송전탑에서 전기가 흐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이었다. 주위에는 늪지대와 호수가 있었는데, 물 가운데에는 가끔 철새들이 띄엄띄엄 보였고 물가에 수초 사이로 시커먼 동물이 들락거리며 얕은 물가로 헤엄을 치며 나아가고, 그 뒤로 두 마리가 따라 대열을 지어 물을 가른다.

"우와~ 수달이다! 수달도 여기 살아요?" 성우가 물었다.

"아니야! 뉴트리아야!" 고씨가 짧게 내뱉었다.

"생태계를 교란하는 골치 아픈 녀석들이지. 성우 씨! 우리 저놈들 사냥 한 번 해 볼까?"

"어휴~ 징그러운 녀석들을 어떻게?" 성우는 강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뉴트리아를 잡아오면, 낙동강 유역환경청에서 마리당 2만 원 준다니깐~ 돈 벌고 싶지 않아?" 고씨는 웃으며 물었다.

"그냥 건축일만 배우겠어요." 성우는 명료하게 답을 했다.

"그래~ 잡아도 잡아도 끝없는 저 녀석들과 투쟁을 하고 있지. 누가 저 녀석들을 우리나라에 들여와, 금수강산을 망쳐 놓았어!" 고씨는 혀를 끌끌 찼다.

"성우 씨! 주방설비는 해봤지?"

"예! 싱크 관련 일은 경험이 풍부합니다."

"잘됐네~집 짓고 내부 수리하면, 인건비는 빠지겠어! 원래 인건비가 알짜배기 아니겠어?"

잠자코 듣고 있던 성자가 거들었다.

"맞아요! 성우가 싱크 일을 해서 돈 많이 벌었어요. 지금은 빚만 졌지만..."

"그래? 그럼 집 내부는 성우 씨가 맡아서 하면 되겠네~"


성우는 모든 것을 바칠 정도로 열성적으로 고씨 사업을 도왔고, 성자 역시 고씨와 껌딱지가 되어 고씨가 가는 곳에는 늘 성자가 붙어 다녔다. 성자는 고씨가 자신의 술집에 오면 극진히 모시고, 마음 편한 게 대하였다.

성우도 누이에게 자주 오면서 고씨와 친해지고 건축일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다. 고씨 역시, 성우를 친동생처럼 생각하며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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