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름은 제니카.
나이는 10세(지구 나이로 210세)
로크 별 지역센터장 외동딸로, 지역관광 안내 및 문화해설가이다.
그녀는 로크 별에서 서열이 1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잠재적 능력과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다.
차기 로크 별 후계자(시저)의 자리를 승계받을 것으로 장래가 촉망된다.
제니카는 지구의 역사를 좋아하고, 특히 고대 이집트 문화에 관심이 많다.
처음 봤을 때도 고대 이집트의 신 파라오 두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제니카가 이집트인들 닮아간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전공분야도 천문학과 역사지리학으로 은하, 항성, 행성 등 우주 전체를 마치, 손바닥 손금 보듯 잘 알고 있다.
지구의 모든 것은 3세 때 이미 해독 완료했다고 한다.
태양 사령부와 우주사령부가 한때 충돌로 전쟁 발발의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평화적으로 타결을 본 제니카의 외교력도 이미 널리 알려져, 우주에서는 평화의 수호신이라 일컫는다.
로크 별에서도 인기가 대단해 이미 시저라고 불릴 정도다.
다만, 그녀 아버지가 건재하기에 훗날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언젠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녀 아버지도 로크 별 원로의원이자, 센터장으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로크 별은 무병 및 장수의 별로 유명한데, 그녀 아버지가 지역사회에 절대적 공헌자였다.
그 공로로 원로의장까지 역임하고 있다.
어쨌든 로크 별에서 부녀 위치와 영향력은 지대하다.
"어디로 가세요?"
동공이 제니카에게 물었다.
"호호호! 왜, 불안하세요?"
"그런 건 아니지만, 궁금해서..."
"로크 별과 우주 곳곳을 여행하는 거예요."
"우주라면 어떤 우주를 말하세요?"
"태양계에서 멀리 떨이진 은하이지요."
"......."
"여기서는 금방 걸려요."
제니카가 타고 온 비행선은 작은 비행물체지만, 접시처럼 둥글고 납작하며 외벽은 투명 유리로 되어있었다.
동공과 둘이 여행을 시작했고, 덕종은 로크 별 센터장과 회의 약속이 되어있었다.
"여행 좋아하세요?"
제니카는 동공을 쳐다보며 재미있다는 듯, 의미 있는 웃음을 지었다.
"좋아하기도 하지만, 우주가 너무 궁금한 것이 많아요."
"아! 저기에 잠깐 둘렀다 가요."
갑자기 우주선은 아담한 돌산 위에 착륙했다.
"여기는 우리 가문과 조상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에요."
그녀의 말로는 R2라고 했다.
R0는 국가 주요 기관, 관료들이 사는 곳, 행정수도라고 말했다.
R1은 일반 로크 별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R2는 박물관, 전시관, 유물 및 조상들 유적이고 지금 들어가는 곳이라고 했다.
"제 고향이기도 하고, 내가 여기서 태어났으니깐..."
주변에는 커다란 돌들이 쌓였는데 마치, 이집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연상케 했다.
"지구의 고대 유적을 보는 것 같군요."
"아마 그럴 거예요. 지구와 비슷한 점이 많거든요."
비행선은 돌계단 앞에 이르렀다.
제니카와 함께 비행선에서 내려 돌계단 입구로 갔다.
제니카가 신호를 주자, 돌계단 입구의 문이 열렸다.
돌계단은 지하로 들어가는 곳이었는데, 역시 자동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마치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듯했다.
막상 R2안에 들어와 보니, 밖에서 생각한 것 이상으로 상상을 초월했다.
거대한 통로는 마치, 지구에서 도시철도 대합실로 가는 길처럼 넓고 길었다.
석영으로 된 바닥과 벽면은 보석처럼 반짝이며 밝은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그려져 있는 벽화에는 제니카의 조상인듯한 인물 초상화와 동상들이 즐비했다.
이동 통로를 따라 건물 옆 동으로 들어서자, 눈에 익은 그림이 보였다.
그것은 우주에서 찍은 지구 사진이었다.
언제나 봐도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저건 지구죠? 그렇죠?"
동공은 반갑고 흥분된 듯, 소리를 질렀다.
"네~에! 맞아요! 아름다운 지구...."
제니카는 아버지가 젊은 시절에 우연히 우주에서 지구를 보고 탐험했다고 한다.
지구 사진에 이어, 고대 이집트 유적과 중국 만리장성도 벽화에 걸려 있었다.
그야말로 지구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 지구 사진이 언제 촬영한 것이죠?"
동공은 계속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연속으로 물었다.
"제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니까, 지구의 시간으로는 수천 년 세월이 지났겠죠."
"당신을 처음 본 순간, 이집트 사람이라 착각했을 정도였어요."
"호호호! 그렇죠? 아버지와 난, 정말 이집트뿐만 아니라 지구 전부를 사랑했어요."
로크 별은 돌이 많아, 일찍이 돌로 만든 건축기술이 앞섰다고 한다.
아버지가 지구 탐험시, 돌로 쌓아 건축을 짓는 기술을 이집트인들에게 전수했다고 말했다.
제니카는 아버지를 통하여 이집트 문화에 전반적인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하여 플라톤, 소크라테스 등 그 당시, 당대의 예술과 철학, 과학에 대한 성인들의 견해와 저술까지 다 알았고, 로마의 카이사르가 클레오파트라를 만나 결혼하고, 권력다툼 이야기까지 말했다.
알렉산드리아는 로마 지배기의 지하무덤 등 유적지에 지금도 땅을 파면 문화재가 쏟아져 나온다고 했다.
그리고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파로스 등대까지 안다고 덧붙였다.
제니카와 동공은 비행선에서 우주선으로 갈아타고 우주 속으로 향했다.
"어때요? 로크 별이...."
제니카는 동공을 바라보며 자뭇, 궁금한 듯이 물었다.
"정말, 좋아요!"
동공은 더 이상 말이 필요치 않다는 듯, 짧게 답했다.
로크 별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데에 그치지 않고, 우주여행은 동공의 마음속 풍경을 바꿔 놓았다.
그것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고, 새로운 우주의 역사를 깨닫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다.
"난 누구와 여행을 하던, 혼자서 하던, 제일 기분 좋은 날은 낯선 마을에서 아침에 홀로 깨어날 때죠."
제니카도 동공과 같은 마음으로 이번 여행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맞아요! 새로운 환경, 새로운 경험은 우리를 한데 묶고, 의식을 깨우며 삶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죠."
"그렇죠?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생명의 본성이에요"
대화를 하는 동안, 우주선은 또 새로운 별에 가깝게 접근했다.
동공은 순간, 지구를 보는 광경처럼 느껴졌다.
푸른색과 초록, 그리고 황토색이 눈에 쏙 들어왔다.
"저 별은 도대체 무슨 별이길래, 지구와 비슷한 게...."
"아마도 지구와 비슷할 거예요. 동물들이 살고 있는 생명의 별이니까요."
"동물들이 살고 있다고요?"
"네~에! 사람은 없고, 순수한 동물들만 살고 있는 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