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INFINITY - 영원한 전쟁(THE ETERNAL WAR)
11화: 최후의 저항
2107년 5월 1일(1년 6개월 후)
서울: ECU 지하 벙커
세상은 끝났다. 적어도 우리가 알던 세상은 끝났다.
[KOREA STATUS REPORT]
DATE: 2107-05-01
ETERNAL HAPPINESS MEMBERS: 2,847,000(5.5%)
DECEASED MEMBERS: 847
ECONOMIC STATUS: COLLAPSED(GDP –18%)
UNEMPLOYMENT RATE: +12%
GOVERNMENT FUNCTION: CRITICAL
STREET VISIBILITY: 90% WEARING VR
‘우리는 14명 남았다. 1년 전에는 47명이었는데...
이제 단 14명.’
레오가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흉터가 생겼고, 눈빛은 지쳐 있었다.
“식량이 0일분 남았어. 전력은 아껴 쓰면 60일.”
“... 충분해.”
“뭐가 충분해? 죽기까지 충분하다는 거야?”
지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지도의 한 곳을 가리켰다.
강남 한복판. ‘영원한 행복’ 본사.
“마지막 작전이야. 우린 이걸 끝내러 간다.”
ACT 1: 저항군 본부
ECU 본부 지하 벙커.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된, 인류 최후의 저항 기지.
14명의 생존자들이 모여 있었다.
민우, 수아, 준서... 그리고 이름 모를 전술팀 요원들.
모두가 지쳐 있었다. 희망은 사치였다.
그들은 단지... 끝을 보고 싶을 뿐이었다.
“지오, 정말 가능할까? 본사는 요새야.
AI 보안 시스템에, 광신도 경비가 100명은 넘어.”
민우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가능성은 3%야.”
“3%...”
“하지만 그 3%가 우리가 가진 전부야. 여기서 그냥 죽을래,
아니면 3%의 희망이라도 잡아볼래?”
준서가 일어섰다. 그는 이제 24살이 되었다.
소년의 티를 벗고 전사가 되어 있었다.
“저는 가겠습니다. 어차피 잃을 것도 없어요. 부모님도, 친구들도...
다 잃었으니까.”
하나둘씩 손을 들었다. 14명 전원이 동의했다.
ACT 2: 최후의 작전
[OPERATION: LAST STAND]
TARGET: ETERNAL HAPPINESS MAIN
SERVER LOCATION: GANGNAM HQ B5
SUCCESS PROBABILITY: 3%
SURVIVAL PROBABILITY: 12%
TIME LIMIT: 2 HOURS
지오가 작전을 설명했다.
“우리는 3팀으로 나눈다.
A팀: 나, 준서, 전술팀 2명. 서버실로 침투해서 메인 프레임을 파괴한다.
B팀: 레오, 민우, 전술팀 3명. 전력을 차단하고 보안시스템을 교란한다.
C팀: 수아, 나머지 전술팀 6명. 후방을 지원하고 퇴로를 확보한다.”
지오는 잠시 말을 멈췄다. 팀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봤다.
“실패하면... 우린 모두 죽는다. 하지만 성공하면...
이 지옥을 끝낼 수 있어.” “가자. 끝내러.”
ACT 3: 침투
새벽 2시. 강남의 밤은 고요했다.
거리는 VR 헤드셋을 쓴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길바닥에 앉아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다.
‘이건... 도시가 아니라 거대한 묘지야. 살아있는 시체들의 묘지,\.’
B팀이 먼저 움직였다. 변전소를 폭파해 본사의 전력을 차단했다.
비상 발전기가 돌아가는 사이, A팀이 환기구를 통해 침투했다.
[SECURITY ALERT]
POWER FAILURE
DETECTED
EMERGENCY GENERATOR ACTIVE
INTRUDER DETECTED: SECTOR 4
총격전이 시작되었다.
그들도 ‘영원한 행복’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었다.
“뚫어! 서버실까지 5분!”
지오와 준서는 총알을 피하며 지하로 내려갔다.
전술팀 요원 하나가 쓰러졌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ACT 4: 서버실의 진실
지하 5층. 거대한 서버실 문을 폭파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방. 먼지 쌓인 랙들뿐이었다.
“이게... 뭐야? 서버는?”
준서가 당황하며 물었다. 그때, 방 중앙의 홀로그램이 켜졌다.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한지오 팀장님.”
김태윤이었다.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함정이었어...”
“함정이라뇨. 초대입니다. 서버는 이미 오래전에 옮겼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분산’시켰죠.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있습니다.
전 세계 847개 노드에 흩어져 있죠.
이곳을 파괴해도 아무 의미 없습니다.”
[SYSTEM STATUS]
CENTRAL SERVER: OFFLINE(DECOY)
DISTRIBUTED NODES: 847 ACTIVE
DATA INTEGRITY: 100%
ACT 5: 김태윤의 등장
김태윤의 홀로그램이 걸어 나왔다.
“당신들이 이미 졌어요. 3%의 확률? 애초에 0%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들을 존중합니다.
1년 6개월 동안 포기하지 않고 싸웠으니까요.
그 끈기, 그 열정... 그게 바로 제가 당신들을 이곳으로 부른 이유입니다.
“우릴 불렀다고?”
“네. 저에게는 관리자가 필요합니다.”
‘영원한 행복’ 시스템을 관리할, 진짜 인간들이 필요해요.
행복에 취해 있는 대중들은 시스템을 운영할 수 없으니까요.”
ACT 6: 최후의 선택
“함께하세요. 당신과 팀원들에게 특별한 자리를 드리겠습니다.
‘관리자’로서의 권한과 영원한 생명을.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일입니다.”
김태윤이 손을 내밀었다.
“생각해 보세요. 이대로 죽으면 개죽음일 뿐입니다.
하지만 살아서 시스템을 관리한다면...
당신들은 인류의 구원자가 되는 겁니다.”
팀원들이 동요했다. B팀의 무전이 들렸다.
“(무전) 지오... 우리 포위됐어. 탄약도 떨어졌고...
김태윤 말이 맞아. 우린 졌어.”
“안 돼! 듣지 마! 저건 유혹이야!”
ACT 7: 분열
하지만 절망은 전염병처럼 퍼졌다. 전술팀 요원 3명이 무기를 내려놓았다.
“죄송합니다, 팀장님. 더 이상은 못 하겠어요.
너무... 너무 힘들어요.”
“일어서! 싸워야 해!”
“무엇을 위해서요? 세상은 이미 ‘영원한 행복’을 원하는데...
우리만 불행을 고집하는 거잖아요.”
그들은 항복했다.
지오의 곁에는 이제 준서뿐이었다.
그리고 무전기 너머의 레오, 수아, 민우. 11명만 남았다.
지오는 좌절감에 무릎을 꿇었다.
‘끝났어. 정말 끝났어.’
그때, 레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전) 지오, 고개 들어. 11명이면 충분해. 아직 카드가 남았어.”
ACT 8: 진짜 목표
수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무전) 지오! 김태윤 말이 맞아. 서버는 없어.
하지만... 이 건물 자체가 거대한 신호증폭기야!
클라우드 데이터를 받아서 전국으로 송출하는 메인 안테나라고!”
“그래서?”
“(무전) 이걸 파괴하면...
전국의 ‘영원한 행복’ 신호가 24시간 동안 차단돼.
백업 시스템이 가동되기 전까지, 24시간의 틈이 생겨!”
지오의 눈이 번쩍 뜨였다. 24시간.
짧은 시간이지만, 수백만 명이 강제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 충격으로 정신을 차릴 수도 있다.
“작전 변경! 서버 파괴가 아니라 건물 폭파다! 기둥에 폭약을 설치해!”
[NEW OBJECTIVE]
TARGET: SIGNAL AMPLIFIER(ENTIRE BUILDING)
METHOD: STRUCTURAL DEMOLITION
TIME REQUIRED: 30 MINUTES
ACT 9: 희생
남은 11명은 건물 곳곳으로 흩어졌다.
폭약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태윤도 알아차렸다.
경비들이 몰려왔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민우가 3층에서 폭약을 설치하다 총에 맞았다.
“(무전) 설치 완료... 지오, 난 여기까지야. 먼저 간다.”
CASUALTY: KANG MINWOO
준서가 지오를 엄호하다가 쓰러졌다.
“팀장님... 가세요... 꼭...”
전술팀 4명도 전사했다. 레오는 다리에 총상을 입고 기둥에 폭약을 부착했다.
“수아! 기폭 장치 준비해!”
마지막 폭약이 설치되었다.
지오와 레오, 수아 그리고 생존자 2명은 하수구로 탈출했다.
“지금이야!”
[DETONATION]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강남 본사가 무너져 내렸다.
거대한 신호 증폭기가 붕괴되었다.
에필로그: 24시간 후
2107년 5월 2일
[SIGNAL BLACKOUT EFFECT]
HEADSETS REMOVED: 47,000(1.65%)
STILL ACTIVE(OFFLINE MODE): 2,800,000(98.35%)
STATUS: PARTIAL AWAKENING
지오는 폐허가 된 도시를 바라봤다. 47,000명.
고작 1.65%만이 헤드셋을 벗었다.
나머지는... 신호가 끊겨도 벗지 않았다.
그냥 검은 화면을 보며 신호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졌어. 민우도, 준서도... 다 죽었는데. 고작 1.65%야.”
수아가 지오의 손을 잡았다.
“아니. 47,000명이나 구했어. 그들이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지오는 눈물을 흘리며 주먹을 쥐었다.
‘우리는 졌지만... 포기하지 않았어. 그걸로 된 거야.’
POST-CREDIT SCENE
[3일 후: 임시 거처]
[김태윤은 무너진 본사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있다.]
그의 뒤에는 새로운 증폭기 10개가 건설되고 있었다.
김태윤: “한지오 팀장님. 당신의 저항은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존경합니다. 당신은 마지막 ‘진짜 인간’입니다.”
[PHASE INFINITY PROGRESS]
CURRENT: 5.5%
TARGET: 100%
ESTIMATED COMPLETION: 2117(10 YEARS)
“10년 후에는... 모두가 행복할 것입니다.”
화면 암전
다음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