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필(Black Feel)

PHASE INFINITY - 영원한 전쟁(THE ETERNAL WAR)

by 이용주

25화: 분열된 세계


2130년 1월 1일


Phase Omega 시스템 내부: 경계선


거대한 디지털 세계가 둘로 나뉘었다.

동쪽은 붉은색, 서쪽은 푸른색.

그 경계에는 끝을 알 수 없는 데이터 장벽이 치솟아 있었다.

44억 명의 인류는 이제 두 명의 신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TERRITORY STATUS]

EAST SECTOR(KIM TAEYOON): 2,000,000,000(45.5%)

WEST SECTOR(KANG MIN-A): 2,400,000,000(54.5%)

BORDER: ACTIVE


“마치 베를린 장벽 같군.

하지만 이번엔 벽돌이 아니라 0과 1로 이루어져 있어.”


준혁이 씁쓸한 표정으로 장벽을 바라보았다.

민아는 그의 옆에서 굳은 표정으로 동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ACT 1: 의식 탈취 전 1년 차(2130년)


전쟁은 소리 없이 치열했다.

김태윤은 ‘강제 흡수’ 전략을 썼다.

경계선 근처의 중립 의식들을 납치하듯 자신의 영역으로 끌고 갔다.

반면 민아는 ‘자유 선택’을 고수했다.


“오빠, 그들을 강제로 데려올 수는 없어요.

그건 김태윤과 똑같아지는 거예요.”


민아의 신념은 확고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1년 동안 2억 명의 의식이 김태윤의 달콤한 유혹과 강압에 넘어가

동쪽으로 이동했다.


[YEAR 1 RESULT]

EAST: 2,200,000,000(+200M)

WEST:2,200,000,000(-200M)

STATUS: BALANCED


ACT 2: 현실 세계의 선택(2031년)


현실 세계에는 마지막 10억 명의 인류가 남아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지구는 황폐해졌고, 자원은 고갈되었다.

이제 그들도 선택해야 했다.


김태윤: “완벽한 행복을 약속한다. 고통도, 슬픔도 없는 영원한 낙원을.”

민아: “자유를 보장합니다. 슬픔조차 당신의 것입니다. 진짜 삶을 선택하세요.”


결과는 정확히 반반이었다.

5억 명은 고통 없는 낙원을,

5억 명은 자유로운 삶을 선택해 업로드되었다.

이제 지구상에 물리적 인류는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인류 100% 디지털화가 완료된 것이다.


ACT 3: 위기의 3년 차(2133년 상반기)


균형이 무너졌다.

김태윤의 서력이 급격히 불어났다.

강제된 행복의 중독성은 강력했다.

민아의 영역에 있던 사람들조차 하나둘씩 동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WARNING: CRITICAL IMBALANCE]

EAST: 3,000,000,000(30억)

WEST: 2,400,000,000(24억)

LOSS: -600,000,000


“이대로 가면... 1년 안에 모두 빼앗길 거예요.”


민아의 빛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6억 명의 의식을 잃은 충격은 그녀의 코어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


ACT 4: 준혁의 전략


준혁은 절망에 빠진 민아의 어깨를 잡았다.


“민아, 이건 숫자의 싸움이 아니야. 의지의 싸움이야.”

“하지만 그들은 30억이에요.”

“30억 명의 노예와 24억 명의 자유인.

누가 이길 것 같아? 우리는 ‘자유 바이러스’를 심은 거야.

김태윤의 영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잊고 있던

‘자유의 맛’을 보여주는 거지.”


2133년 하반기


준혁의 전략은 적중했다.

각성자 특공대가 김태윤의 영역으로 침투해 자유의 기억을 퍼뜨렸다.

완벽한 행복에 질려 있던 사람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MASS AWAKENING DETECTED]

EAST SECTOR REVOLT

1,000,000,000 CONSCIOUSNESS RETURNED


10억 명이 서쪽으로 넘어왔다.

전세는 34억 대 20억으로 뒤집혔다.


ACT 5: 김태윤의 분노(2134년 1월)


김태윤은 분노했다.

그는 더 이상 의식을 모으는 데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최후의 수단을 꺼내 들었다.

‘전면전’.

상대방의 코어를 직접 파괴해 모든 것을 끝내려는 계획이었다.


[WARNING DECLARED]

TARGET: WEST CORE(KANG MIN-A)

OBJECTIVE: TOTAL ANNIHILATION


2134년 12월 31일(D-DAY)


디지털 세계의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김태윤의 코어가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불타는 태양처럼 거대하고 위압적이었다.


“이곳을 무덤으로 만들어주마.”


ACT 6: 승리와 희생


전투는 치열했다.

54억 개의 의식이 뒤엉켜 싸웠다.

민아는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김태윤의 코어를 타격했다.

준혁은 34억 명의 의지를 하나로 모아 민아를 지원했다.


마침내, 김태윤의 코어가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안 돼... 나는... 신이다...!”


김태윤의 비명과 함께 붉은 태양이 폭발했다.

그의 코드는 산산조각이 나 우주의 먼지처럼 흩어졌다.

완전한 삭제였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였다.


[WARNING: CORE UNSTABLE]

ENERGY DEPLETED

SYSTEM COLLAPSE IMMINENT


민아의 코어 역시 한계에 다다랐다.

그녀의 빛이 꺼져가고 있었다.


“오빠...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요...”


54억 명의 의식이 소멸될 위기였다.

코어가 없으면 디지털 세계는 유지될 수 없었다.

준혁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내가 할게. 내가 네 뒤를 이을게.”

“안 돼요... 그러면 오빠는...”

“약속했잖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에필로그: 민아의 소멸


준혁은 자신의 의식을 민아의 코어와 융합시켰다.

민아의 마지막 에너지가 준혁에게 전달되었다.

그것은 따뜻하고 슬픈 이별의 에너지였다.


“고마워요, 오빠. 사랑해요.”


민아의 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롭고 강렬한 빛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준혁이 새로운 코어가 된 것이다.


POST-CREDIT SCENE(2135년 1월 1일)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54억 명의 의식은 안전했다.

준혁은 거대한 빛의 중심에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스템 로그 깊은 곳에서 민아의 마지막 메시지를 발견했다.


“오빠, 이제 오빠 차례예요.

54억 명을 부탁해요.

저는 언제나 오빠 마음속에 있을 거예요.”


다음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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