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이성간에 평범한 지면(知面) 정도라면 몰라도 우정이라고까지 특히 지목할 만한 관계라면, 그것은 일종 연정의 기형아로밖에는 볼 수 없을 듯하다. 기형아이기 때문에 이성간의 우정은 늘 감상(感傷)이 붙는다. 늘 일보 전에 비밀지대를 바라보는 듯한, 남은 한 페이지를 읽다 그치고 덮어놓는 듯한, 의부진(意不盡)한 데가 남는다. - 이태준 <무서록> "이성간 우정" 중에서 -
쇼노스케는 학생 시절에는 남자 친구였고, 지금도 절친한 친구다(과거 연인이었던 남자만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상대도 없다고 시즈에는 생각하고 있다). 육체관계를 포함하지 않은 청춘 소설 같은 우정이었지만, 연애 감정이 우정으로 순화되었다고 시즈에는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 에쿠니 가오리 <홀리 가든> 중에서 -
신도 분업을 하겠지
야근도 할 테고
성수기에는
혼자서 남녀 둘을 같이 6일 동안 빚는다
마지막으로 발끝을 만들고
하루는 건조실에서 휴지
다음날 다른 신이 만든 실타래 두 개를
둘의 발끝에 묶어서 출하
저 둘은 건조실에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