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두 아들을 둔 부모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 생각도 스쳤지만 우선은 내 연애가 떠올랐다. '너는 나 말고, 나 보다 좋은 사람 만나'라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만나고 헤어진 적이 있어서. 아래 문장이 인상 깊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언제나 현재의 좋은 것을 손에 잡기보다 미래에 도래할 좋은 것을 기다리는 일을 택하는 사람이었다. 당장 비행기를 타고 유럽에 가는 대신,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유럽에 가게 될 날을 기다리는 것처럼. (중략) 미래는 어디에나 있다. 심지어 실패한 과거 속에도.
내가 은수를 만나는 매 순간을 영문법의 -ing시제처럼 보냈다면 어땠을까.
처음 문학상 수상집을 읽을 때 심사평은 패스했었는데, 요즘은 읽는 편이다. 다음 이기호 심사위원의 평이 좋다.
막연하지만 '좋은 것'을 기다리는 마음. 사실 그 마음이 가장 힘이 세다.
맞다. 영화 <초속 5cm>처럼 한 번의 스침으로 끝이 나기도 하고, 피천득 <인연>과 같이 세 번씩이나 만나지기도 하니까. 그 순간까지 그런 마음을 간직해 살아가면 되는 것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