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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말하고 파도가 화답하는 시 두 편

by 복습자

연안에 내리는 눈들은 좋겠다

내리자마자 바다가 되니까


제천에 내리는 눈들은 좋겠다.



박준 시인의 <눈>이란 시의 도입부에 그가 있는 곳(원문은 "마을"이다)을 넣어봤다. 이어지는 시는 이렇다.



내리자마자 사람이 되니까


골짝에 내리는 눈들은 좋겠다

산그늘을 덮고 봄을 볼 수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앞선 시간부터 함께 할 수 있는 인연이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난 여기가 끝이다.

어제 박연준 시인이 추천한 <바쇼 하이쿠 선집 / 열림원, 류시화 옮김>을 읽었다. 바로 위 구절의 화답이 있었다.



파도의 꽃은

눈이 물로 돌아와

늦게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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