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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수 <내일의 연인들>을 읽고

by 복습자

내일의 연인들에겐 크게 두 종류의 일이 닥친다. 쭉 연인이거나 더 이상 연인이 아니거나. 나름 연륜이 쌓이면서 날씨 예보처럼 지인의 연애를 분석하고, 결과를 맞춘다. 이번 참에 돌아보니 내가 날씨였던 적도 있었다.


대부분의 소설집은 인생이란 교과서를 바탕으로 여러 단원을 아우르는 중간고사 시험지 같다. 이 소설집은 한 단원의 이해 정도를 확인하려 만든 개념어와 설명을 선으로 잇는 문제 같다.


<기적의 시대>에 적힌 "나는 연희를 만나면 그때 천변에서 나에게 한 말이 무슨 의미였느냐고 물어볼 생각이었다."의 맥락에서 나도 질문을 해본다.


"2018년 늦은 여름날 Y에서 은수는 왜 말없이 울기만 했으며, 나는 왜 그러느냐는 말도, 다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는데, 왜 그랬을까."


마침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돌 하나가 보인다

아래 무엇이 잠들어 있다고

겨우 이해하게 된다


시 유계영 <말할 수 없는 슬픔> 중에서

집 도넛을 나누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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