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서른 즈음>이 5월의 제철 과일이라면 최백호 <낭만에 대하여>는 9월 즈음이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는 11월이고.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에서 장석주 시인이 지인에게 꿈을 묻고 답을 옮긴 글이 좋다.
제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바쁜 일상에 잠긴 뒤통수를 신선하게 후려치네요. 세상과 가족에게 포위당한 듯이 하루하루 헤쳐나가는 데 급급한 삶인지라 꿈이라는 말조차 생경해요. 그래도 물음에 답을 드림이 도리니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젊게' 늙어가는 것이지요. 한 20년 세월이 흘러 아버지와 자식과 형제로서의 역할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후 제 인생에 새로운 지평을 '젊음'으로 맞이하고 싶어요.
내 시점은 8월 초. 화자보다 어리지만 공감한다. '젊음'이 아니라, 생각의 흐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