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산 에세이(인용에 대한 고민)
왜구구단은
에세이는 냇가든 강이든 어느 한자리에서의 사색을 적는 글이라는 가정하에 끄적인다. 적절하게 쓴 인용은 강의 발원지 같다. 발원지에는 높은 곳을 향해 가면 이르게 된다는 진부함도 있지만 작가는 다르다.
1. 나를 괴롭히는 상념을 늘어놓는 글에 다음 대사를 인용한다. 스트레스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해소를 해야 합니다. 기분전환을 하세요. 결국 의사가 하는 말과 비슷한 진부함. 내 이야기는 이렇게도 진부한데 저 대사는 너무나도 감각적이다.
"요즘 널 위해 뭘 해주니? 이렇게 너랑 밥 먹는 거. 너랑 같이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거. 난 날 위해 그거 해줘." - 슬기로운 의사생활 -
2. 안세영 선수의 방송출연 거절에 대한 글을 구상해 본다. 다음 글을 인용해볼까 한다. 아! 깔끔한 문장이다.
"그들이 눈멀고 귀먹는 것은 그것이 재능의 대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야말로 재능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 트레이시 오스틴이 내 가 가슴을 후벼 판 사연 -
결국 나의 이야기는 사족 - 중언부언 - 이구나. 책 추천이라고 제목 짓고 내 이야기를 조금 보태면 괜찮을까? 아니다. 내 마음 때문에. 박완서 작가가 자주 꺼내보던 그런 마음에 기대어 보면, 적절한 인용문은 사촌이 산 땅을 개발구역으로 묶어주는 격이지 않은가.
그래도 다른 책과 작가를 발견하는 것 또한 읽기의 즐거움이니까. 사족을 짧게 한 - 종언보언한 - 글 정도는 괜찮은 걸로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