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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searChurry Nov 27. 2020

사용자 조사를 해보자 (2) - 사용자 모집하기

사용자 조사, 이것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는 사용자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관련 부서와 협업하며 조사를 설계하는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설계 과정에서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리서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하기

세부 배경 공유를 위한 관련 부서 간 협업 

리서치의 세부 내용 설계하기


설계와 기획이 마무리되었다면 본격적으로 사용자를 모집하고 인터뷰를 수행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


사용자를 리크루팅 하기


사용자 섭외가 되지 않는다면, 인터뷰를 할 대상이 없다는 의미이므로, 리크루팅은 굉장히 중요하고 핵심적인 단계이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리크루팅은 사실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쉽게 생각해서, 주말에 같이 놀러 갈 친구를 찾아서 연락하고, 일정을 조율해서 출발 당일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모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리크루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이 여행 갈 친구를 섭외하는 것과 달리, 사용자 조사의 리크루팅은 꽤나 까다로운 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찾아서 섭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친구, 가족, 지인들은 적절한 조사 대상자로 고려하지 않는다. 친분이 있다 보니, 의견에 편향이 섞여 있을 수도 있고, 진행자의 요구를 가볍게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참여자에게 금전적인 사례가 제공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여기를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다. 


최대한 서비스의 타겟 사용자를 섭외하려다 보면, 초등학생부터, 주부, 자영업자, 기업인 등 굉장히 다양한 계층에 속한 사람들을 섭외해야 한다. 사용자 속성이 보편적이지 않을수록 리크루팅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대학생들을 20명 모집하는 것과, 대리운전기사를 20명 모집하는 것의 난이도는 매우 다를 것이다.)


사용자들은 인터뷰에 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메일이나 전화로 짧은 설문 응답을 요청받은 경우가 있지 않은가? 5분짜리 짧은 설문이라도 굳이 내 시간을 할애할 이유가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설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용자 조사는 최소 40분에서 1시간부터 길게는 2시간~2시간 30분까지 걸리기도 한다. 조사에 참여하는 직장인이라면 퇴근 후 조사 장소로 이동해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더 보내야 하며, 주부라면 아이와 씨름하다가 이제 좀 쉴 수 있을 때쯤 조사에 참여하러 준비하고 나와야 되기도 한다. 실제로 조사 당일 심심찮게 불참 통보를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 조사에는 적절한 사례비가 책정되어야 한다. 사례비는 적게는 1-2만 원부터 많게는 15-20만 원까지 책정되기도 한다. 사례비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모든 사용자 조사에는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 모수에 따라 다르지만, 하나의 조사에 적게는 몇 십만 원부터 많게는 몇 백만 원 단위의 비용이 사례비로만 지급되어야 한다. 


이렇게 사례비를 책정해서 사용자의 참여 의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 사용자 조사의 리크루팅을 까다롭게 만든다.  


조사 조건에 부합하는 사용자들을 특정해서 리크루팅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조사 참여자는 사전에 지정된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아무리 일면식 없는 사용자를 찾고, 조사 참여 의향까지 확인했더라도, 조사 참여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서 반려시켜야 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ㅠ


여행 서비스 플랫폼 회사에서 유럽 여행을 떠나 여행 계획을 어떻게 짜는지, 그 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자 조사를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조사를 위해 모집되어야 하는 사용자의 필수 조건은 다음이 있을 수 있다.


지난 3개월 내 유럽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어야 함

패키지여행이 아니라 자유여행 여행자이어야만 함

숙박이나 여행 일정을 주도적으로 계획하는 사람이어야만 함

단독 여행 3명 vs 친구/지인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사람 3명   


가상으로 몇 가지 핵심적인 조건만 잡아봤으나,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더 적을 수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제대로 된 사용자 조사를 위해서는 단순히 여행을 좋아하고 조사를 참여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고 아무나 섭외될 수 없다는 점이다. 유럽 여행을 다녀왔지만 1년 전, 2년 전에 다녀왔다면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할 수 있다. 다녀왔던 유럽 여행이 패키지여행이거나, 친구나 가족이 여행 계획을 좀 더 주도적으로 수립하는 여행이었다면, 내가 직접 여행 계획을 짤 필요가 없을 테니 이번 조사에서 알아보고 싶은 주제에 대한 의견이 없을 수도 있다. 단독 여행 vs 단체 여행에 따른 Quota (할당 인원)이 정해져 있으므로, 만약 단독 여행 3명이 이미 모집이 완료되었는데 추가로 섭외된 사람이 단독 여행 경험자라면 섭외할 수가 없다. 

미리 짜여진 심사 설문 문항의 답변을 토대로 인터뷰 참여자들을 정리한 파일


에이전시 vs 인하우스가 리크루팅을 하는 법

에이전시에서 리크루팅을 진행할 경우 가장 큰 차이점은 섭외되어야 하는 사용자의 조건을 직접 수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누구를 모집할지에 대한 판단은 이미 클라이언트 쪽에서 가지고 있는 사용자 분류 자료를 토대로 결정이 되어있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에이전시 측에서는 그 조건을 바탕으로,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심사 설문지를 작성하고, 외부 리크루팅 채널을 활용해서 실제 사용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더 담당하게 된다. 


인하우스 리서처라면 어떤 사용자를 모집할지에 대한 조건부터 그 조건에 맞는 사용자를 내부 db에서 추출하는 작업, 그리고 실제로 연락을 취해서 일정을 조율하는 모든 과정을 담당하게 된다. 게다가 최종적으로 리크루팅의 성공 여부가 인하우스 리서처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연락을 취하는 모든 경우에 최대한의 성공률을 확보하려 신경을 많이 쓴다. 최근 신규 서비스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위해 100명을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당시 한 명 한 명 모두와 직접 통화를 해서 테스트 내용을 설명하고, 설득을 했던 경험이 있다. 




사용자 모집이 완료되면 이제 실제로 사용자를 마주하는 일만 남았다. 다음 편에서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유의할 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사용자 조사를 해보자 (1) - 조사 설계하기

사용자 조사를 해보자 (2) - 사용자 모집하기

사용자 조사를 해보자 (3) - 인터뷰 진행하기

사용자 조사를 해보자 (4) - 조사 결과 분석하기

사용자 조사를 해보자 (完) - 조사 결과 전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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