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어떤 기억은, 말할 가치조차 잃는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아무리 어렵고 힘든 시련에 봉착하더라도 자기만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일, ‘자기만의 분명한 삶의 의미를 지향하고자 하는 의지’다.”
빅터 프랭클
20대의 나를 가장 오래 따라다니던 질문이 있었다.
“정말, 내가 문제는 아닐까?”
‘소외’라는 감정은 늘 나에게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질문을 안겨주었던 한 지인을,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예전 같았으면 그의 안부조차 고통이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와 마주앉아 차를 마실 수 있었다.
나는 묻지 않았다.
‘말하지 않음’은 무관심이 아니라, 나의 선택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를 완전히 용서한 것도,
그 일을 잊은 것도 아니다.
그 ‘사건’에게는 다시 내 삶에 들어올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다.
삶에서 어떤 기억은, 말할 가치조차 잃는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감정은
어쩌면 ‘해석’의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나를 중심에 둘 수 없었던 시기,
그 중심이 흔들릴 때
바깥의 모든 것도 무너지듯 보였던 거다.
회복의 과정에서,
그 지인은 결국 내게 ‘글감’이라는 선물을 준 사람이 되었다.
소외는 때때로 감정이자, 동시에 기질의 결과일 수 있다.
나처럼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하고,
자기 페이스를 중요시하는 사람에게
소외는 억울한 결과가 아니라,
삶이 만들어준 한 겹의 결일 수 있다.
이런 우리는 소외당한 기억들을
‘진짜 소외’였는지, 아니면 해석의 결과였는지
가만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에게 따뜻하게 묻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 리듬을 지키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