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인도 맞아?

우리랑 비슷한 얼굴의 사람들이 사는 히말라야 산골 , 미지의 땅'라다크'

by 아샤
인도 최 북단에 위치한 라다크 ⓒ인도 아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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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3Bkk-6vuJw1dEkec2oe4IenwA.JPG 도로 가판대도 하나 없는 절벽 길을 20시간 넘게 계속 달린다. ⓒ인도 아샤
lwa7buF2G5HBzZeCzRFXyXxI0b0.JPG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언제쯤 라다크에 도착하게 될까 ⓒ인도 아샤
2008년 7월 15일

신기한 세상에 도착했다. 내가 알고만 있던 인도는 그곳에 없었다. 가이드북을 봐도 레는 분명 인도 땅 안에 있는 도시가 맞는데 사람들이 다 나처럼 생겼다? 아니, 내가 그 들처럼 생겼다고 해야 하나? 중국도 일본도 아닌 인도가 분명한데, 순간이동을 해서 다른 나라에 떨어진 것만 같다.


시내 우체국 앞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눈 앞에 사람들이 낯설고 신기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남자 여자 할 거 없이 어깨부터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펑퍼짐한 치마 전통복(곤차)을 입고 다닌다.


불교 지역 아니랄 까 봐 나이 든 어르신들은 마니차(원통형 기도 도구)를 돌리며 천천히 음미하듯 길을 걸어 다니고 만나는 이마다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줄레라고 인사를 나눈다.

줄레는 이 지역의 인사말이다. 동글동글한 얼굴, 작은 눈, 낮은 코, 검은 머리, 웃는 인상들이 얼마나 따뜻한지 마치 한국에 온 거 마냥 푸근하다.


인도만 9개월째 여행 중인 나로서는 이 곳은 그냥 천국이다 천국. 그동안 얼마나 긴장 속에 다녔는가. 계속 새로운 도시로 이동하는 여행자의 습성 때문에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들과 만나면 잔뜩 긴장하곤 했다. 일행이 있었다면 덜했겠지만 나 홀로 여행자였기에 행동 하나도 조심스럽게 해야 했다. 오해를 사는 실수가 있어선 안되니 말이다. 것뿐인가? 어딜 가나 축제장을 연상시키는 득실득실한 인파들(인구대국의 위상) 온종일 빵빵 대는 차량들과 길거리 소음은 멘탈 붕괴 직전까지 날 몰아갔다. 또 어느 나라에서 왔냐부터 시작해서 집안 족보까지 꼬치꼬치 다 캐묻는 인도인들의 드넓은 호기심에도 슬슬 피곤해진 참이었다.

AsevO4mnHbfLERXSb4hQcSZ8KiE.JPG 휴게실 있는 거라곤 드넓은 평야와 히말라야 산. 구름. 파란 하늘 ⓒ인도 아샤
bA3ADXlp0bczrHqI0rSa03ZJxEY.JPG 6월 중순의 마날리-레 도로. 여전히 눈의 왕국이다 ⓒ인도 아샤

그런 내가 절대 침묵의 히말라야에 도착했다. 들리는 건 바람소리요. 새소리요. 시냇물 소리다.

오래간만에 도시 공해와 소음에서 벗어나 힐링존에 진입했다. 시선이 맞닿는 곳마다 히말라야 절경이 펼쳐지니 두 눈도 부귀영화를 누린다.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의 정겨운 인사와 환대는 어찌나 구수한지 오래간만에 마음이 편안하다. 델리에서 마날리까지 18시간, 마날리에서 레까지 20시간, 무시무시한 5000m 고개를 두 번 넘고 도로도 이정표도 없는 비포장 먼지 길을 달려달려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다.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가는 거리지만 여행자에게 있는 건 시간이오. 없는 건 돈인지라 엉덩이 사라지는 고통을 감수하고 육로 여행을 택해야 했다.

하지만 입을 절로 다물게 하는 수려한 풍경들에 푹 안기듯 지나온 38시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밤이면 밤하늘을 수놓은 별 부대가 일제히 고공낙하를 하기 시작하고 눈을 뜨면 사방으로 히말라야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샹그릴라. 여기는 인도 내 작은 티베트라 불리는 해발 3500m의 레. 난 눈 덮인 산맥에 숨겨진 미지의 세상에 발을 디뎠다.

9uKjA4upfsBHDLwdLL8uxKy7msk.JPG 화창하고 맑은 하늘. 저 멀리 만년설이 보인다. Leh Palace 에서 내려다본 시내 전경 ⓒ인도 아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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