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우 이시언의 집들이가 지난 [나 혼자 산다] 292화와 293화, 2회에 걸쳐 방영되었다. 이시언의 이사는 그가 나 혼자 산다에 첫 출연했던 때부터 예정된 일이었다. 드디어 새 집으로 이사한 이시언의 집에 오랜 동료들, 무지개 회원들이 방문했다.
함께 모이면 더 즐거운 [나 혼자 산다]. 이번에도 회원 간의 케미가 눈이 부셨다.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고 선물을 교환하는 등 이전의 모임과 다름없어 보이는 즐거운 회동이었다. 다만, 회원의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 달랐을 뿐이다. 남은 무지개 회원들은 두 명의 회원이 빠진 [나 혼자 산다]를 이어 나간 소감에 대해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정 멤버의 이탈, 큰 문제인가요?
예능 프로그램은 고정 멤버 이탈 후유증이 크다. 특히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예능은 더욱 그렇다. 누군가가 말하면 다른 이는 받아 주어야 한다. 대화에서 발생하는 재미가 곧 예능의 재미를 결정한다. 예능 캐스팅이 중요한 이유다.
[무한도전]을 예로 들 수 있다. 몇 년 간의 방황을 마친 [무한도전]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멤버 각각의 캐릭터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후다. 박명수의 2인자를 시작으로 노홍철이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고, 쉽사리 빛을 보지 못했던 정준하와 정형돈까지 성장하며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으로의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멤버들이 주고받는 합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핵심 멤버의 이탈이 발생했다. 몇 주에서 몇 달 간격으로 세 명.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줄어들었다. 새로운 멤버 영입을 통해 위기를 타파하려고 했지만, 결과는 아시다시피.
그리고 [무한도전]의 전철을 [나 혼자 산다]가 밟고 있다. [무한도전] 이후로 MBC 간판 예능 자리를 차지한 후, TV 예능 전체 순위에서도 정상에 이르렀다. 이렇게까지 [나 혼자 산다]가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고정 멤버들 간의 합이 완벽했기 때문이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멤버들은 모여서도 빛을 발했다. 무지개 회원들은 ‘여름 나래 학교’를 시작으로 연말 파티와 집들이 등을 함께했다. 급작스럽게 발생한 두 멤버의 이탈. 이 상황이 [나 혼자 산다]에 미친 영향은 어떨까?
[나 혼자 산다]의 위기, 느끼셨나요?
[나 혼자 산다]의 남은 멤버들은 프로그램의 위기설을 입에 올렸다. 두 멤버가 처음으로 스튜디오를 비운 285회, 박나래와 기안84의 단출한 인사로 오프닝이 시작되었다. 늘 네다섯 명으로 힘차게 시작하던 오프닝이 유난히 텅 비어 보였다. 이시언과 성훈 등 자리를 비웠던 멤버들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프로그램 걱정은 여전했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전처럼 밝지 않은 표정이었다.
[나 혼자 산다], 이런 자리가 되게 좋은 거 같아
멤버들은 위기를 걱정했지만, 그들의 걱정만큼 [나 혼자 산다]는 휘청거리지도 흔들리지도 않았다. [나 혼자 산다]의 경우는 [무한도전]과는 다르다. [무한도전]은 팀업 예능이지만, [나 혼자 산다]는 1인 관찰 예능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스튜디오 녹화나 특별한 날이 아니면 고정 멤버라 한들 개인 VCR을 통해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때문에 VCR과 교차 편집되는 스튜디오 녹화본을 제외하면 [나 혼자 산다]에 없는 멤버들의 공백을 느낄 수 없었다.
이것은 [나 혼자 산다]의 포맷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프로그램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정 멤버들로만 구성되는 타 예능과 달리, [나 혼자 산다]는 VCR 관찰과 스튜디오 녹화를 반복하며 많은 회원들을 배출했다. 스튜디오 녹화에 정기적으로 참여한 고정 멤버들 역시 게스트로 출연했다가 눌러앉게 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나 혼자 산다]는 지속적인 고정 멤버 교체를 겪어왔고, 이번 일 역시 갑작스럽기는 했지만 대처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두 멤버가 하차한 후에 방영된 첫 에피소드가 얼간이들의 홍콩 나들이였다는 점도 큰 힘이 되었다. [나 혼자 산다]에서 가장 좋은 합을 보여주고 있는 고정 멤버들의 여행 에피소드가 큰 웃음을 가져온 것이다. 이는 남은 멤버들이 만드는 합이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신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중, 주목해야 할 사람은 성훈이다. 성훈은 비교적 최근에 고정 멤버로 합류했지만, ‘세 얼간이’에 성공적으로 합류하며 ‘뉴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신규 멤버의 영입이 기존 멤버들의 합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어 간 케이스다. 게스트 출연을 통해 캐릭터를 확인하고 멤버들과의 적합성을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 혼자 산다]의 포맷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걱정 마세요. 여전히 즐겁습니다.
그들 없이 진행된 녹화가 한 달, 기존 회원 박나래는 신규 회원 화사에게 물었다.
"우리 잘하고 있는 건가요?"
"평소에 하던 느낌이에요. 진짜 재밌게 봤거든요."
시청자 역시 마찬가지다. 멤버들과 제작진이 얼마나 걱정을 했든, 시청자의 입장에서 필자는 여전히 [나 혼자 산다]가 재밌다. 두 멤버의 하차 때문에, 만들어지는 상황과 사건들이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신규 멤버 영입과 게스트 VCR, 그리고 고정 멤버들의 활약은 시청자의 우려가 무색하게 즐겁다. 멤버들이 걱정하는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는 시청자들이 [나 혼자 산다]를 즐기는 수많은 이유 중 한 가지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부디 [나 혼자 산다]의 멤버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늘 해왔던 것처럼 해 주시길! 그래, 마치 진지한 박나래 옆에서 갓김치를 찾는 성훈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