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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분 Sep 26. 2022

9. 맛있으면 0칼로리? 웃기는 소리!

식단조절의 중요성


글 첫 부분에도 말했지만 나는 20대 후반 어느 날 <혈당 수치 98>이 찍힌 결과지를 받고 혈당을 낮추기 위해 운동과 식단 관리를 시작했다. 혹시나 다가올 당뇨병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혈액 속 포도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뜻하는 질환으로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당뇨병은 2가지로 구분된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 분비는 되나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여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눠지는데,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으로 30세 이상 인구 7명 중 1명꼴로 나타나며, 65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3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빈번하다고 한다.


당뇨병이라고 하면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하여 나타난다. 무조건 유전이 된다기보다는 당뇨에 취약한 환경에 놓인 상황에서 유전적 요인이 있다면 발병할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이다. 당뇨병의 환경적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비만이나 식생활(탄수화물과 지방의 과다 섭취), 노화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등. 물론 당뇨 자체만으로는 당장 수술이 필요하거나 목숨을 위협하진 않는다. 하지만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각종 합병증이 발생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문제다.


당뇨병의 진단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우리가 건강검진으로 쉽게 파악하는 방법은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경우다. 더불어 공복혈당 100mg/dL부터 125mg/dL까지는 공복혈당장애로 분류하는데, 공복혈당장애는 당뇨 전단계로 당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나의 경우 엄밀히 말하면 정상이다. 당뇨전단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공복혈당은 보통 90~100mg/dL이고, 당화혈색소는 5%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당뇨병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유전'. 외할머니를 포함한 어른들 대부분이 당뇨를 앓고 계신다.


나는 하루 세끼 꼬박꼬박 먹고 특별히 음주를 즐기지도 않으며, 식사 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최대한 챙겨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비교적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한다고 자부할 수 있으나 평생 통통한 체형이었으며(과체중 또는 비만인 경우 당뇨 발생 확률이 높다), 혈당까지 높은 데다가 유전력까지 있으니 당뇨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나만의 기우가 아니라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의사가 나에게 당뇨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지금부터 관리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운동을 시작했고, 식단도 조절하고 있다. 지난 글에서는 운동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지금부터는 내가 느낀 식단 조절에 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흔히 하는 말이다. '맛있으면 0칼로리지!' 나도 친구들과 달고, 짜고, 기름진... 그야말로 자극적인 음식들을 먹으며 외치던 말이다. 다들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며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모였다 하면 맛집을 찾느라 바쁘다. 또 TV만 켜면 맛있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유튜브에는 말도 안 되는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먹방이 알고리즘으로 떠다닌다. SNS라고 조용할까. SNS에 들어가면 웨이팅까지 해서 먹었다는 맛집 후기들이 넘쳐난다. 바야흐로 고칼로리의 시대다.


떡볶이만 먹어도 되는데 굳이 떡볶이 국물에 중국 당면을 추가하고 치킨과 핫도그를 꼭 찍어 먹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지며, 이미 탄수화물 그 자체인 볶음면을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쌈이라고 먹는다. 또 꿀젤리라며 꿀을 얼려 그대로 입 속에 짜 넣고, 한입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크림이 가득 들어간 디저트를 후식이라고 먹는다. 게다가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모습이 재미와 즐거움으로 소비된다. 한동안은 하루에 10,000kcal를 채우는 챌린지가 유튜브에서 유행하기도 했다(활동량이나 몸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섭취 칼로리는 2,000kcal 정도다).


물론 타고난 대식가는 당연히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해당 사항이 없다.


우리가 당을 섭취하면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촉진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진다. 스트레스 속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대인들은 이를 해소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니 비교적 간단한 음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밖에 없다. 나조차 그랬다. 게다가 이러한 니즈에 맞춰 식품 업계에서는 더 달고, 더 맵고, 더 기름진 음식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으니 소비자들은 그 유혹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하지만 음식을 통한 스트레스 효과는 일시적이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건강을 위협한다. 물론 이 사실 또한 모두가 알고 있으나 당장 건강에 큰 문제가 없으니 흐린 눈으로 넘어갈 뿐이다. 나 또한 건강검진표를 받기 전까진 그랬으나 당뇨병의 위험에 대해 알아가면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나는 평생 케이크를 먹고 싶으니까 지금부터 조절하기로.


혹시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의 양은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놀랍게도(나만 놀란 것은 아니겠지?) 췌장은 무제한으로 인슐린을 공급하지 않는다. 젊을 때 인슐린을 다 써버리면 나이가 들었을 때 초콜릿 쿠키는커녕 쌀밥조차 못 먹게 된다는 의미다. 안 그래도 우리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당뇨병의 위험에 놓인 상황이었다(서양인에 비해 췌장이 작고 인슐린 분비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 여기에 달고 기름진 음식을 일부러 그것도 많은 양을 먹기까지 하니, 거의 뭐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다.


실제로 20~30세대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젊다고 안심하지 말고 지금부터 관리해보자.

누구도 골골 100세는 원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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