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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분 May 24. 2023

요즘은 차(茶)도 코스로 즐기는 시대

의뢰번호 04. 차를 잘 모르는데 티코스에 가고 싶어!

우리 이름은 칠월&차분! 탐정이죠.

내 '취향'이 없어서 주말이 무료한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의뢰번호 04. 차를 잘 모르는데 티코스에 가고 싶어!


 티오마카세라고 들어봤어? 기념일이면 '코스요리'를 먹으러 가곤 하잖아. 프랑스 요리, 중식, 일식 등 보통 식사만 코스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차(茶)'도 코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심지어 유명한 티룸의 티코스는 예약이 열리자마자 마감되더라고. 인기 있는 이유가 궁금해서 한번 가보고 싶은데 차에 대해 잘 몰라서 즐길 수 있을지 고민돼. 


 차를 몰라도 '티코스'가 재밌을까?



✨취 향 보 고 서 - 04✨

요즘은 차(茶)도 코스로 즐기는 시대



이번 의뢰 해결을 위해 우리 탐정단은 홍대에 위치한 '알디프 티 바(bar)'의 티코스 예약에 도전했어.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후 7시에 네이버를 통해 다음 달 예약을 할 수 있는데, 순식간에 마감된다는 소문을 들어서 좀 걱정이 되더라고. 그래도 nn년 간 덕질을 하며 쌓은 티켓팅 경험이 도움 됐는지 우리는 한 번에 예약 성공했고, 두근거리는 맘으로 '알디프 티코스'에 다녀왔어.


 아, 알디프에 대해서 잠깐 소개해보자면 알디프는 Tea & Lifestyle 브랜드로 직접 블렌딩한 차와 다구를 판매하고, 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티 바(bar)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보통 '차'라고 하면 '다도'와 같은 전통적인 느낌이나 '애프터눈티세트'와 같이 영국 귀족의 화려한 느낌을 떠올리는데 알디프는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컨셉이 돋보이는 브랜드야.


 특히 알디프에서 판매하고 있는 블렌딩 티는 음악과 영화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서 차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에 맞는 테마곡까지 정해져 있다고 해. 차 한 잔에 깊은 감성까지 채웠더라고.



 감성 끝판왕인 알디프의 티코스 또한 평범하지 않아. 매 계절마다, 매번 다른 컨셉으로 진행되는데, 보통 티코스와는 다르게 평범한 차 대신 차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베리에이션 음료를 코스로 즐길 수 있어. 우리 탐정단은 '행복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는 의미의 '복생어미'라는 코스를 만났고, 다섯 가지의 행복이 차곡차곡 담긴 차를 마셨어. 하나씩 소개해볼게.


 첫 번째는 '나누는 행복'으로 환영의 의미가 담긴 웰컴티야. 웰컴티는 정해져 있진 않고 그날의 날씨나 온도 등에 따라 티 마스터가 선택한다고 해. 우리가 방문한 날은 리스 브렉퍼스트라는 홍차였는데, 추운 날이었지만 실내는 따뜻했던 터라 아이스티를 선택했어. '브렉퍼스트티'라고 한 번쯤 들어봤지? 아침 식사에 주로 마시는 진한 홍차를 뜻하는데 앞에 붙은 '리스(Lee's)'는 알디프 대표님의 성이라고 해. 즉 알디프(=대표님)가 블렌딩한 브렉퍼스트 티라는 의미인데 귀여운 이름이라고 생각했어.



 두 번째는 겨울이면 생각나는 '온돌 위 행복'으로 귤과 계피 향을 느낄 수 있는 크림티야. 참고로 크림티는 커피 위에 크림을 올린 아인슈페너처럼 차 위에 크림을 올린 음료인데, 이번에 맛본 크림티는 팔각, 계피, 사과 등을 블랜딩한 바디 앤 소울이라는 허브티를 베이스로 귤향 가득 나는 크림을 올라가 있었어. 따뜻한 차와 부드러운 크림이 만났더니 스르륵 입 안에서 녹아서 아주 달콤하더라.


 세 번째는 '입 안의 행복'을 컨셉으로 한 티에이드였어. 더하기 차라는 허브차 베이스에 달달한 소다수를 넣어 만드는데, 차 자체가 레몬머틀, 그린루이보스, 모과 분태 등이 블렌딩되어 있어서 아주 상큼해. 게다가 잔 입구에 매실 분말을 묻혀줘서 아주 톡톡 쏘는 느낌까지! 새콤하고 달콤해서 여름에 마시기 아주 좋을 것 같아. 



 네 번째는 '가득 찬 행복'을 담은 묵직한 밀크티였어. 알디프에서 판매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밀크티 중에 원하는 걸로 고를 수 있어. 나는 장미가 가향된 두유밀크티를 선택했지! 두유는 향이 강해서 밀크티로 만들게 되면 차향을 다 잡아먹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잘 어울리고 우유보다 고소해서 마시기 좋더라. 아, 밀크티와 함께 다식도 나왔어. 직접 만든 찰떡 파이에 설탕을 뿌려 토치로 구워 서빙해주셨어.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쫀득해서 하나 더 먹고 싶었지, 뭐야.


 마지막은 '맺음의 행복'이라는 의미를 담은 차 식혜와 수제 곶감이 함께 나왔어. 물이나 사이다, 우유에 찻잎을 우려내긴 해도 식혜에 차를 우릴거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 차 식혜라니... 내 안의 '차'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져버린 순간이었어. '알디프의 다양한 시도가 우리의 차생활을 이렇게 풍요롭게 만들어주는구나!'라고 생각했지. 왜 트렌디한 차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지 알겠더라고. 



 참고로 알디프는 메뉴에 럼을 넣어 칵테일로 즐기거나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한 비건 옵션도 가능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하는 알디프의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되더라.


 우리가 직접 경험한 알디프의 티코스는 차를 모를수록 더 새롭고 흥미로울 것 같았어. 차는 '풀 맛'이라는 생각을 버릴 좋은 기회가 될 거야! 물론 알디프의 티코스를 비롯하여 다른 티코스들도 티소믈리에나 티마스터분들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차를 모르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고민하지 말고 도전해보길 바라! 



▶취향탐정단의 평가

 지금까지 차에 대한 이미지는 '뜨겁고', '밍밍하고', '올드하다' 였는데 그 편견을 모두 깨준 특별한 경험. 잘 꾸며진 공간에서 마스터의 설명을 들으며 티코스를 즐기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음식과 주류의 궁합을 찾는걸 '페어링'이라고 하는데, 차에도 '페어링'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재밌고 반가웠어. 티코스 중에 너무 맛있었던 차는 집에서도 마셔보고 싶어서 따로 구매도 했다니까? 차를 '진'에도 섞다니.. 완전 취향저격!



 워낙 차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 꼬셔서(?) 티코스나 티클래스를 함께하는 편인데, 차를 잘 모르는 친구들도 함께 다녀와서 차에 대한 매력을 알겠다고 좋아할 때 정말 뿌듯해. 티코스는 오히려 차를 모를수록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 같아. 새로운 취미를, 취향을 발견할지도 모르니 꼭 경험 해봤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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