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번호 17. 친구를 차(not car)에 입덕시킬 수 있을까?
우리 이름은 칠월&차분! 탐정이죠.
내 '취향'이 없어서 주말이 무료한 여러분들을 위해 다양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의뢰번호 17. 친구를 차(not car)에 입덕시킬 수 있을까?(feat.내궁내결)
오랜만에 '내'가 '궁'금해서 '내'가 해'결'하는 내궁내결 레터를 가지고 왔어. 사실 5월에 하동에서 세계 차(tea) 엑스포가 열려! 친구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는 친구가 차에 대해 호감은 있지만 잘 모르는 상태란 말이지. 이번 기회를 통해 친구를 차덕(덕후)의 길로 인도하고 싶어. 이 레터를 읽고 있는 여러분들까지! 가능할까?
이번 주와 다음 주, 총 2회에 걸쳐 차에 대해 속성으로 알려줄게.
✨취 향 보 고 서 - 17✨
차(not car) 가볍게 즐겨보지 않을래? 제발...
이미 몇 번 언급한 적 있지만, 나는 차 덕후야. 내가 차를 마신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대체 무슨 맛으로 마셔?' 혹은 '차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라고 하는 경우가 정말 많아. 그런데 차는 생각보다 맛있고(?) 생각보다 쉽단(?) 말이지!! 일단 편견부터 내려놓고 이 레터를 읽어줘.
일단 차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겠지? 보통 차라고 하면 녹차, 홍차, 옥수수수염차, 페퍼민트티, 유자차 등을 떠올릴 텐데, 이 중에서 '차' 인 것도 있고 '차'가 아닌 것도 있어. 무슨 소리냐고?
따뜻한 물 혹은 차가운 물에 타 먹으면 다 '차'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실제로 '차'는 '카멜리아 시넨시스'라는 학명을 가진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음료만 '차'라고 할 수 있어. 그 외의 곡물차, 허브차, 과일차, 꽃차 등은 다 '대용차'로 구분하지.
그렇다면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진짜 '차'는 어떤게 있을까? '백차, 녹차, 황차, 청차(우롱차), 홍차, 흑차(보이차)'까지 총 6가지를 '차'라고 부르고 6대 다류라고 해. 만드는 과정에 따라 이름이 달라져. 즉 우리가 흔히 마시는 녹차나 홍차의 원재료는 '차나무 잎'으로 동일하고, 만드는 과정의 차이만 있다는 것!
그렇다면 6대 다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할게! 일단 6대 다류는 차를 우려낸 수색(찻물의 색)에 따라 이름을 붙여.
<백차>
백차는 제일 연한 수색을 갖고 있어. 차나무 잎을 채엽한 후 그대로 건조시켜 만들다 보니 맛도, 향도, 수색도 가벼운 편이야.
<녹차>
녹차를 우려낸 색은 다들 알지? 연한 녹색과 노란색 정도? 녹차는 찻잎에 열을 가해 건조하는데 산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싱그러운 향과 맛이 특징이야.
<황차>
녹차와 비슷한 과정으로 만들어지는데 발효 과정이 하나 추가 돼. 녹차보다 조금 더 깊은 맛이 나.
<청차>
청차는 산화 과정을 거쳐서 만드는데 흔히 알고 있는 우롱차야! 산화도에 따라 차의 맛이나 수색이 달라지지만 떫거나 쓴맛이 거의 없고 은은하게 단맛이 나서 입문자에게 추천해.
<홍차>
홍차는 찻잎을 100% 산화시켜 만든 차야. 보통 블렌딩으로 많이 즐겨. 원두도 케냐, 콜롬비아처럼 싱글오리진이 있고, 다양한 원두를 섞어 블렌딩 커피로 판매하듯이 홍차도 비슷하거든. 한 지역에서 생산된 찻잎으로 만들어진 홍차를 '스트레이트 티'라고 하는데 아쌈, 다즐링, 실론이 대표적이고, 다양한 산지의 홍차를 섞은 블렌딩 티는 잉글리시블랙퍼스트가 가장 유명해. 또 홍차에 특정 향이나 원물(꽃잎, 과일, 향신료)을 블렌딩해서 즐기기도 하는데 얼그레이나 한 방송에서 소주에 타 마셔서 유명해진 마르코폴로(지금은 폴로클럽으로 이름이 변경됨)가 여기에 해당 돼.
<흑차>
흑차는 후발효차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보이차를 꼽을 수 있어. 차를 만든 후 발효시켜. 자연발효를 했다면 보이생차, 빠른 발효가 일어나도록 인공적인 환경에서 쾌속 발효를 했다면 보이숙차로 나눌 수 있는데 향이나 맛의 차이가 나.
간단하게 정리한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길어진 것 같은걸? 다 읽어줬으리라 믿고.. 이제 본격적으로 차를 마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 사실 차는 1) 물에 우린다. 2) 마신다. 이게 끝인데 좀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 적합한 다구를 준비하고, 시간과 온도를 조절하고 뭐 그런 방법들이 있어.
사실 커피도 그렇잖아? 원두를 어떻게 가느냐, 몇 도에서 추출하냐 등에 따라 맛이 엄청 달라져. 하지만 우리는 커피를 매번 정석으로 마시지는 않는단 말이지. 그러니까 커피처럼 차도 편하게 즐기면 돼!
첫 번째, 티백
가장 무난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티백이야. 그런데 다들 티백차 어떻게 마셔? 티백을 넣은 후 빨리 우러나오라고 휙휙 흔들거나 꾹꾹 짜고, 다 마실 때까지 티백을 컵에 그대로 두고, 차를 다 마시면 또 물을 넣어서 우리고.. 생각해보면 믹스커피를 마실 때도 물 조절을 하는데, 티백차 우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해 본 적이 없더라고. 지금부터 티백차도 맛있게 마시는 방법, 몇 가지 알려줄게!
차를 우린 후 티백은 무조건 빼기! 찻잎을 오래 우릴수록 탄닌과 카페인은 계속 나와서 떫어질 수밖에 없어. 특히 빠르게 우러나도록 일부로 분쇄한 티백차는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적정 시간만 우리고 티백은 빼야 해. 또 빨리 우리기 위해 티백을 누르는 것 또한 차를 쓰고 떫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살랑살랑 꺼내도록 하자!
아 그리고 우리고 난 티백은 맛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다시 우리는 것은 당연히 추천하지 않아. 될 수 있으면 한 번만 우려서 마시자.
그렇다면 얼마나 우려야 하는지가 가장 궁금하지? 보통 포장지 뒤에 적정 온도, 시간, 물의 양이 적혀 있긴 한데, 꼭 이대로 우릴 필요는 없어. 특히 수입 홍차(트와이닝, 아마드 등)는 적힌 대로 3~5분을 우리면 사약을 맛볼 수 있거든. 이건 물의 경도가 다르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는 차가 잘 우러나는 연수니까 적힌 것 보다 짧게 우려야 해. 2분 정도 우린 후 맛보고 연하다면 조금 더 우리는 것을 추천! 기호 식품이니까 내 입맛에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해.
두번째, 냉침
얼죽아는 지금 손을 들어보세요! 보통 차는 뜨겁게 마시지만, 당연히 아이스로 마셔도 돼. 차갑게 차 마시는 방법을 알려줄게.
두 가지 방법이 있어. 얼음물에 에스프레소를 넣어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만들듯이 진하게 우린 차를 얼음 위에 붓는 거야. 보통 카페에서 차가운 티를 시키면 이렇게 만들어. 홍차 티백 2개를 물 150~200ml에 3분 정도 우린 후 잔에 얼음을 가득 채운 후 찻물을 부으면 끝이야! 차의 향긋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지!
다음은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인데, 바로 냉침이야! 냉침은 물 350~400ml에 홍차티백 2개를 넣고 냉장고에 두면 끝. 찬물에 천천히 차가 우러나는데 12시간 정도 이후에 마시면 돼. 보통 나는 자기 전에 해두고 낮에 마시는 편! 생각보다 간단하지?
참고로 물 외에도 사이다, 탄산수 심지어 소주, 위스키 등등 같은 방법으로 냉침하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어! 티칵테일이라고 해서 소주(혹은 위스키)에 홍차 티백을 넣고 냉침해서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에 타서 먹어도 아주 좋아.
세번째, 밀크티
마지막은 모두가 좋아하는 달달한 밀크티야. 밀크티 만드는 방법은 상당히 다양해. 평소보다 적은 양의 물에 찻잎을 넣고 오래 우린 후 우유에 부어주거나, 물에 찻잎을 넣고 끓인 후 우유를 붓고 끓이는 방법도 있어. 근데 생각보다 번거롭단 말이지.
그래서 나는 간단한 냉침밀크티를 추천할게! 내열 유리병에 티백 2~3개를 넣고 뜨거운 물을 100ml 정도 부어줘. 그리고 5분 정도 우린 후 찻잎을 거르지 말고, 그 위에 그대로 우유 400ml 정도 부은 후 냉장고에서 8시간 이상 두면 끝이야. 여기서 중요한 건 뜨거운 물로 한번 우려주는 것! 우유에는 차가 잘 우러나지 않기 때문이야.
아, 설탕은 기호에 따라 넣어주면 되는데 뜨거운 물에 차를 우린 후 설탕을 넣어 녹여줘. 아니면 설탕 없이 밀크티를 만든 후 시럽으로 당도 조절을 해도 좋아! 근데 시판 밀크티 정도로 단맛을 내려면 생각보다 아주 많은 양의 설탕을 넣어야 할거야. 설탕 양이 부담스럽다면 알룰로스 등 대체당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어때? 생각보다 간단하지! 내일은 커피 대신 차 한잔 마셔보는 건 어때?
▶취향탐정단의 평가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았는데 레터가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적당히 잘랐어. 차에 대해 관심 있으면 개인적으로 연락해 줘(?). 성심성의껏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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