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인기몰이 드럼 세트
중학생 때 집 옆의 교회에서 열었던 주말 드럼교실에서 드럼을 취미로 배웠는데,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 싱가포르 음대로 유학을 떠나기 전에도 집 부근의 실용음악학원에서 드럼을 연습한 뒤 유학을 떠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배운 것은 ‘드럼’을 배웠다기보다는 ‘드럼 세트’를 배운 것이다.
드럼 세트는 드럼 키트(drum kit) 또는 트랩 세트(trap set)라고 불려지는데, 드럼과 다른 타악기들(가장 중요한 것은 심벌즈이고, 기타 우드블록, 카우벨 등)을 합친 것이다.
드럼 세트는 다른 타악기와는 조금 다른 특성을 띄게 되는데, 바로 여러 가지 타악기군이 조합하여 한 명의 연주자에 의해 복합적인 리듬을 만들어 낸다는데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대중음악의 드럼 세트도 타악기의 일부로써, 넓게 보면 드럼 연주자도 타악기 연주자에 포함되지만, 일반적으로 클래식에서 타악기 연주자라고 하면, 드럼 세트 이외의 마림바·팀파니 또는 스네어 드럼 등의 타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드럼은 젬베처럼 한 연주자가 드럼 한 개를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봉고 드럼이나 팀파니처럼 한 연주자가 몇 개의 세트를 연주하기도 한다. 드럼 세트가 만들어 지기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군악대나 오케스트라에서 드럼과 심벌즈 등이 서로 다른 타악기 연주자들에 의해 별도로 연주되었다. 이렇게 18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오케스트라 곡에 심벌즈, 베이스 드럼, 트라이앵글이 필요한 경우 세 명의 타악기 연주자가 이 세 가지 타악기를 각기 연주하였던 것이다.
1840~1860년대 들어 타악기 연주자는 실험적으로 페달을 사용하여 여러 드럼을 하나의 세트로 결합하기 시작했다. 또한 당시 드럼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는 극장이나 무대는 공간이나 예산이 부족하여 여러 연주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사람이 맡아하도록 했는데, 이런 환경 또한 한 연주자가 드럼과 심벌즈 등 여러 가지 타악기로 구성된 드럼 세트(drum set)를 만들어 연주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1909년에 윌리엄 루드비히(William F. Ludwig. Sr.)와 그의 형제 테오발트 루드비히(Theobald Ludwig)는 루드비히 & 루드비히사(Ludwig & Ludwig Co.)를 설립하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최초의 베이스 드럼 페달 시스템에 특허를 냄으로써 현대 드럼 키트의 길을 열었다. 루드비히사가 발로 연주할 수 있는 페달을 만들어내면서 여러 개의 드럼과 심벌을 묶어 연주할 수 있게 되어 드럼 세트는 획기적 전기를 맞이 하게 되었고, 바야흐로 드럼에 본격적인 혁명이 도래한 것이다. 현대 드럼 세트는 1920년대 뉴올리언스의 The Original Dixieland Jazz Band에 의해 트랩 세트(trap set)라는 이름으로 탄생되었는데, 1960년대 ‘록 앤 롤’(Rock and Roll) 음악에서는 더 커진 드럼 세트로 사용되었다.
드럼 세트를 구성하는 것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베이스 드럼(bass drum)은 22인치 큰북인데 페달을 밟아 소리를 낸다.
둘째, 스네어 드럼(snare drum)은 스네어로 연결된 작은북으로, 드럼 세트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셋째, 탐탐(tom tom)은 스네어가 연결되지 않은 중형 드럼인데, 작은 것은 스몰 탐(small tom), 중간 것은 미들 탐(middle tom), 바닥에 놓이는 것을 플로어 탐(floor tom)이라 부른다. 북의 크기가 작을수록 가볍고 높은 소리가 난다.
넷째, 하이햇 심벌(hi-hat cymbal)은 높은 곳에 달려있는 심벌인데, 두 심벌을 스탠드로 고정하고 발로 페달을 밟아 양 심벌이 부딪히면서 소리를 낸다. 아래쪽의 심벌은 고정되어 있고 위쪽의 심벌은 페달을 밟으면 움직이도록 되어 있다.
크래시 심벌(crash cymbal)은 지름이 14~18인치로 스틱으로 치는 주법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낸다. 주로 엣지(edge) 부분을 스틱 몸통으로 쳐서 경쾌한 음을 낸다.
라이드 심벌(ride cymbal)은 20~22인치로써, 심벌 중 가장 크기도 크고 두께도 두꺼우며 무게도 무겁다. 하이햇 심벌 보다 드럼 소리가 더 풍성하고 화려하지만, 크래쉬 심벌과 달리 편안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낸다.
스플래쉬 심벌(splash cymbal)은 크기가 12인치 이하로 심벌 중 가장 작은 크기인데, 세밀한 리듬으로 악센트를 줄 때 주로 사용한다.
이런 드럼 세트는 크게 Breakables, shells, extensions, hardware로 나눠진다.
첫째, Breakables는 메인(main) 드러머 말고 게스트(guest) 드러머가 가지고 와서 자기 연주 순서에 바꿔 쓸 평상시 사용하는 것들을 말하는데, 드러머 개개인이 성향이 많이 들어가면서 고유의 사운드를 내는 스네어 드럼과 심벌즈, 가지고 다니기 쉬운 스틱, 의자, 때로는 베이스 드럼 페달 등을 포함한다.
둘째 shell은 드럼의 몸통을 말하는데, 베이스 드럼과 각종 tom류를 말한다.
셋째, extention은 단어 그대로 일반적인 드럼 세트를 구성하는 악기 외에 추가로 확장하는 것으로, 카우 벨이나 탬버린 등을 말한다.
넷째, hardware는 이 역시 단어 그대로 금속으로 만들어진 각종 스탠 드류와 페달 등을 말한다.
드럼 세트의 기본 명칭은 전통적으로 심벌즈 및 기타 악기를 무시하고 “드럼의 개수”로 지칭하고 거기에 탐(tom)이 더해지는 개수를 더하여, 몇 피스 드럼 세트 등으로 부른다. 스네어 드럼, 베이스 드럼 및 탐은 항상 계산이 되는 것이다.
1) 3-피스 드럼 세트
* 3-피스 드럼 세트
3-피스 드럼 세트는 가장 기본이 되는 세트로, 베이스 드럼, 스네어 드럼, 하이햇 그리고 베스트 드럼에 장착되는 탐과 심벌즈로 이루어지는데,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널리 사용되었던 것으로 오늘날에는 소규모 어쿠스틱 댄스 밴드 등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2) 4-피스 드럼 세트
* 4- 피스 드럼 세트
4-피스 드럼 세트는 3-피스 세트에 베이스 드럼에 설치하던, 바닥에 넣은 것이든 탐을 하나 더 놓은 가장 대표적인 드럼 세트로, 비틀스 링고 스타 등 전설적인 밴드나 초기 록 음악에서 사용되었다.
3) 5-피스 드럼 세트
* 5- 피스 드럼 세트
5-피스 드럼 세트는 4-피스에 탐을 하나 더해서 탐이 모두 3개인 풀 사이즈 세트로 다양한 장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구성이다.
1930년대 재즈음악을 통해 드럼 세트의 인기는 높아졌고, 이후 1950~60년대 록 앤 롤(rock and roll)이 등장하면서 이제 드럼 세트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비틀스(Beatles)를 좋아하는데, 1960년 초 비틀스의 드러머인 링고 스타(Ringo Starr)가 ‘Come together’이라는 곡을 시작하면서 “둥둥 두두둥~”하고 드럼을 칠 때면 그 비트가 좋아 듣고 또 듣기를 반복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링고 스타가 다른 비틀스 멤버들과 미국 TV에 등장하여 드럼을 연주하는 장면이 방송이 되고 난 뒤, 많은 이들이 더욱 드럼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1세기 들어서는 드러머들이 드럼 세트 이외에 많은 종류의 타악기를 함께 놓고 연주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여주기 시작한다. 거기에다가 전자드럼을 넘어서 전자 사운드 모듈과 컴퓨터로 샘플링까지도 이용하면서 드럼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드럼 패드(drum pad)에 가하는 압력으로 소리를 조절하는 전자드럼이 1960년 말 출연하게 되었는데, 1980년대는 많은 드러머들이 애용하였다.
전자드럼의 장점은 소음 걱정 안 하고 아파트에서나 한밤중에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연습할 수 있고, 드럼 소리를 핸드폰에 연결하여 본인의 연주를 직접 들으면서 연습을 할 수 있으며, 크기도 일반 드럼에 비해 작고 얇아서 공간의 제약을 많이 받지 않으면서, 현대 드럼 모듈이 생성할 수 있는 방대한 범위의 사운드를 활용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일반 어쿠스틱 드럼 사운드를 완벽하게 구현해 내지는 못하고 가격이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