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악기와 떠난 말레이시아 쿠칭(Kuching)
때는 2017 여름, 내가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용시토 음악원생 1학년일 때였다. 그 당시 나의 지도교수님 이신 Fox 교수님은 말레이시아의 쿠칭이라는 작은 도시의 음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매주 그 도시에 있는 St. Joseph’s Secondary School이라는 중학교에 가서 레슨을 하는 봉사 활동을 몇 년 간 해오셨다.
어느 날, 교수님께서 저희 타악기 학생들을 모아 놓고 하시는 말씀이, 쿠칭이라는 도시에서 큰 콘서트가 열릴 예정인데 우리 모두가 가서 거기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중학생 친구들과 함께 연주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나는 그 당시, 말레이시아라는 나라를 가본 적도 없었고, 다른 나라의 어린 학생들과 같이 연주해 본 적도 없는 지라, 이 좋은 기회를 경험하고 싶어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하고 보니, 중학생처럼 보이는 어린 친구들이 공항으로 까지 나와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고, 그 바로 다음 날부터 저희는 음악을 함께 만들어 나갔다.
공연을 연습하는 도중, 내게는 솔로로 연주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지게 되었는데, 한국인은 나 밖에 없었기에 어떤 곡을 연주해야 사람들의 기억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남고 생각날까 라는 고민을 하다가 “한국을 대표하자!”라는 마음 하나로 한국 전통음악 “아리랑"을 마림바로 연주하였다.
엄청 큰 콘서트였던 만큼 말레이시아, 그리고 중국에서 까지 저희의 연주 소식을 신문기사로 실어주었고, 감사하게도 그 덕분인 지 말레이시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왔다.
공연을 마치고 나서도, 저희는 3일 정도 그 도시를 관광하게 되었는데, 중학생 친구들과 함께 밥도 같이 먹고, 쇼핑도 하며, 서로 점점 마음을 열어나갔다. 마지막 날에는 그 어린 친구들이 내게 와서 공연의 일부분이 되어 주어 고맙다며 목걸이를 선물로 주었는데, 사람을 챙길 줄 아는 그 친구들의 마음이 진실하고 너무 따뜻해서 감동의 여운이 남는 날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싱가포르로 돌아왔지만 오늘날까지도 연락하고 지낼 정도로 두터워진 우정을 자랑하는 저희는, 5년 전의 그날이 그들 에게도 내게도 모두 인생에서 의미 있던 날들 중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