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악기와 떠난 태국 방콕(Bangkok) 국제 타악기 콩쿠르
2019년 2월,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에 앞으로 다가 올 재앙에 대해 아무런 낌새조차 못 챈 채, 나는 용시토에서 같이 타악기를 전공하는 선배 2명과 함께 셋이 앙상블 팀을 이뤄서 태국에서 개최되는 태국 국제 타악기 콩쿠르에 나갔다.
저희 팀은 한국에서 온 저, 대만에서 온 선배, 그리고 태국에서 온 선배 이렇게 각기 다른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Send & Receive”라는 David Reeves 곡을 연주하게 되었는데, 정말 많이 떨렸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난다.
우선 내게 있어서 국제 콩쿠르는 처음이었고, 타악기 특성상 악기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웬만한 악기는 가지고 다닐 수가 없어 보통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악기를 쓸 수밖에 없는데, 태국 콩쿠르 측에서 무슨 악기를 제공할 줄 전혀 몰랐던 나로서는 콩쿠르 당일날이 되어서야, 내가 지금까지 연습했던 악기와 이름만 같지, 모양이나 건반 간격 등이 너무 달라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국제 콩쿠르에서 대망의 우리 차례가 다가왔다. 바다에 빠져도 어찌 저지 살아 나가는 것처럼, 열심히 콩쿠르를 준비한 곡을 어찌 몸이 기억하고 있는지 머리는 굳어 있는데도 손은 자기가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다른 나라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서 힘들게 비행기까지 타고 와서 콩쿠르에 참여하는 건데,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그 순간만큼은 혼 을 다해서 연주하였다.
비록 많이 떨렸지만, 표정만은 덤덤하게 지으며, 최선을 다해 마무리했더니, 내 인생 첫 국제 콩쿠르에서 놀랍게도 저희는 1등이라는 큰 상을 쥐고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싱가포르로 돌아올 수 있었다.
* 태국 국제 타악기 콩쿠르에서 1등을 한 저희 앙상블의 모습
그때, 많은 태국의 타악기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거기 있었는데 그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서로 몰랐던 정보들, 악기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을 교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내가 태국에 살지 않아 싱가포르로 돌아가면 앞으로 쉽게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는 친구들이지만,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세상 어딘 가에 자꾸 친구들을 만들면 그것 또한 인생의 큰 재산이라고 생각하고, 영원한 안녕은 없다고 믿기에 언젠가는 또다시 만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