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바뀌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것들이 바뀐다. 가능한 쪽으로>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시대가 이동했다.
나에겐 다한증이 있다. 긴장하지 않은 평상시에도 손바닥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학창시절 시험시간에 얇은 시험지 종이가 종종 찢어질 정도였다. 만화를 엄청 좋아하고 그림도 어린아이치곤 곧잘 그렸기에 만화가를 꿈꿨었지만 손에 땀이 너무 나서 잉크가 수시로 번졌고, 스크린톤조차 제대로 붙일 수 없었다. 이런 것도 신체적 핸디캡이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만화가로 먹고 사는 건 막막해 보였고, 다한증도 그 꿈을 포기하는 데 좋은 핑계가 되어주었다. 아마 중학생 때쯤, 그 꿈을 접었던 것 같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버렸다. 나는 지금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액정은 젖어서 찢어질 일 없고, 프로크리에이트의 잉크가 번질 일도 없다. 어릴 적 이후로 거의 발전하지 못한 어설픈 그림실력이지만 아직도 나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어설픈 그림도 사랑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우리는 종종 '현실적'인 이유로, 어린시절의 꿈을 포기한다.
하지만 그 판단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홍상수감독의 영화중 가장 좋은 부분은 언제나 제목인 것 같다)
어느 쇼츠에서 타블로의 말이 인상 깊었다.
"지금 당신의 가치를 바꾸고 싶다면, '환경'을 바꿔라."
물병 한병의 가치는 편의점에서는 저렴하지만 비행기 안에서는 비싸지듯이 환경이 바뀌면 본질이 바뀌지 않더라도 가치가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움직일 필요도 없이, 나는 그대로 서 있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나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어있다. 장애물들이 사라지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 문제는 바뀌지 않는 나의 생각 아닐까? '내가 어떻게 하겠어...'하고 나를 가둬두는 관념 말이다.
그래서 내가 첫번째 시작한 프로젝트는 '인스타툰'이다. 회사 다닐 때에도 가끔 올리긴 했지만, 요즘은 본격적으로 그리고 업로드하고 있다. SNS에는 [인스타툰로 한달에 천 벌기, [3개월만에 팔로워 1만명] 같은 광고들이 쏟아진다. 물론 사실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전청조'가 껴있을 것 같은 느낌의 광고들. 시작하는 입장에선 기운이 나기보단 오히려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생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예전엔 그 길로 가면 굶기 십상이라고 말했던 영역이 지금은 '혹시 대박의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하며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이 된 것이다.
그 변화된 환경 속에서도 나를 가장 방해하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이런 네 이야기를 누가 관심있어 하겠어?'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는 것 아니야?' 라고 내가 나에게 종종 속삭인다. 구체적인 미래도 당장의 수익도 없는 상태에서 묵묵히 자기가 만든 프로젝트를 해내가려면 정말 중요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좋아하는 마음>.
어릴 적 어른들이 그렇게 말했었다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안 돼".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른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잘해내고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AI'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지금,
정말 돋보이는 것은 '나만의 것'을 해나가는 것.
그걸 도전하고, 지속하게 하는 연료는 결국 좋아하는 마음이다. 지금도,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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