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멸종위기의 심심 1

시간하층민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by 이 구름






사람들은 ‘부의 양극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데,

실은 모든 것들에 대해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사랑, 연애, 능동적 태도, 시간 등등.

기술, 플랫폼의 발전으로 예를 들면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모르는 사람과도

대화할 가능성이 생겼지만, 또 너무 많은 콘텐츠들의 대리 만족을 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날 가능성을 차단하기도 한다.

지금이야 말로 '자유의지'를 굳게 믿고 나아가지 않으면

내 것을 만들기 힘든 때인 것 같다.


특히, 시간.

나의 시간을 점점 남에게 내주게 된다.

누가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고 했나.

요즘의 시간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예전, 넷플릭스도 유튜브도 없었던 시절에는

‘빈둥대더라도’ 그 시간이 온전히 나의 시간이었는데

요즘은 온갖 시간 사냥꾼들이 난무한다.


값싼 도파민을 먹이로 주며

나의 시간을 잡아먹으려는 콘텐츠들. 특히 무한 쇼츠들.


고백하건대, 어느 때는 하루를 버리기도 한다.

‘아침이었는데, 저녁이드라‘.

이 문장을 완성하려면

30초짜리 숏폼을 그냥 붙잡고만 있으면 된다.

귀여운 것들이, 슬픈 드라마 한 꼭지가, 놀라운 풍경이

계속 시간을 빼앗아간다..



특히 퇴사 이후,

<집안일, 아이교육> 외 시간, 하루의 70%가 주어지자,

나는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그 가능성들을

무력함으로 바꾸는 인간인지.

쇼츠, 쇼츠, 쇼츠.

이러다가 언젠가

나의 뇌도 짧게 쪼개어져 버리는 게 아닐까.


<시간을 얼마나 주체적으로 사용하는가>가 기준이 된다면,

나는 분명 하층민이다.

어떻게 다시 상류층(?)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

더 많은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gureum_sok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갑자기 시작한 집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