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나와 성장배경도,
유전자도 성별도 완전히 다른 타인을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
남편과 나는 아주 다른 사람이다.
나는 좋은 말로 표현하면 ‘엄한 엄마’ 밑에서 자랐다.
혹독한 훈육을 받았고, 타고난 성격도 생각이 많은 편이어서
잘 할 수 있는 일도
많이 걱정하는 사람으로 자랐다.
남편의 어머니는 단순한 성정의 사람이다.
도도한 척하고 싶어하는 묘한 부분도 있지만
기본은 단순하고,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그 두 가지가 남편에게는
‘오냐오냐하는 환경’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남편은 후회 없이 나아가고,
하고 싶은 일은 자연스럽게 해낸다.
그런 남편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물론 아이에게 규칙과 루틴을 가르쳐야 하겠지만,
천 번을 틀리면 천 번을 다시 가르쳐준다는 마음으로
조금은 한없이 ‘오냐오냐’해도 좋지 않을까.
세상 밖을 나가면 무조건적인 사랑도, 지지도 없다.
선택해야 하고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
그 모든 순간마다 나는 밑천이 드러나는 걸 자주 느꼈다.
‘해낼 거야’보다는
‘내가 또 잘못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앞섰다.
나 스스로도 엄마 역할에 몰입할 때 종종 까먹지만
아이에게 부모는 더 완벽하도록 코칭하는 존재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부모는 완벽한가?)
'괜찮아', '나는 할 수 있어' 라는
어디서 나오는지 자신도 모르는 자신감.
그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만만치 않은 세상에 홀로 나아가기 전에
부모는 아이에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 있다.
오냐오냐.
너는 괜찮다.라는
마음 속 깊은 소리를 만들어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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