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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연금술사 홍원 이대근
Jul 28. 2020
경영활동 중 직원 관리 부문은 유능한 인재를 채용해서 적절한 업무에 배치해서 가치제공에 기여하도록 한 이후에 지속적으로 역량을 개발시켜나가는 인사관리 등의 업무를 말한다.
오늘날 많은 조직은 인사관리 등의 직원 관리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실패를 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생산현장이나 영업과 마케팅 등의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에서 독자적으로 수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직원 관리 부문의 역할을 강화하거나 전문화를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하고 악순환된다. 말하자면, 직원 관리는 다른 부문의 경영활동과 잘 연계되어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경영이론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직원 관리 부문이 다른 부문의 경영활동과 분리되면 안 된다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우선 직원 관리 부문의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재상"에 대해 살펴보자. 개념적으로 인재상은 조직 전체 직원들의 바람직한 모습을 말하며, 미래지향적 기대나 목표 수준이기 때문에 인사관리 활동에 전제가 되는 선행 개념이다. 과연 개념대로 선행하는 인재상이 적절한 것일까? 말하자면, 조직에 바람직한 인재상을 미리 설정한 이후에 그것에 부합하는 인재를 채용하고 역량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올바른 것일까?
해외 선진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수시로 채용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고, 동시에 조직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상당한 기간 동안 예의 주시하면서 점검을 해서 채용을 하는, 소위 인턴십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 이렇게 치밀한 과정을 거쳐 채용이 되었음에도 조직의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가 아니라는 판단이 되면 재빨리 해고를 한다. 해고를 할 경우 기존의 투입 비용(채용 과정 및 이후의 지속적인 평가에 소요되는 비용) 이외에도 명예퇴직금과 같은 부수적인 추가 비용이 소요되고, 더구나 업무 공백의 발생 및 대체 인력 채용 등의 미래 비용의 발생,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 채용할 경우에도 여전히 조직의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위험 등을 감내하면서도 그렇게 재빨리 해고를 한다. 어쨌든 외국의 경우 고용시장이 유연하기 때문에 조직이 이러한 비용을 감내한다면 기어이 인재상에 부합하는 직원을 채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채용할 때도 단기간에 스펙 중심으로 결정을 하지만, 한번 채용이 되면 어지간해서는 해고를 하지 않는다. 고용시장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채용도 어렵고, 해고는 더욱 어렵다. 물론 채용한 이후에는 인재상에 부합하도록 육성 혹은 관리도 하지 않는다. 고용시장의 유연성과 경직성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조직의 직원 관리 업무는 조직이 처한 사회경제적인 상황에 맞춰 이뤄진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직 내부적으로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훌륭한 최고의 인재상이 설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외부 여건의 제약으로 그것을 지켜내기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적어도 우리나라 조직의 인재상은, 통합경영이론 관점에서 상호작용을 고려한다면, 후행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경영자가 조직 경영을 하면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직원의 역량과 태도와 소양이 형성된다. 그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평판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직원들이 열정적이라거나, 혹은 도전적이라거나, 혹은 애사심이 투철하다거나, 혹은 정직하고 성실하다는 등의 평판이 사후적으로 만들어진다. 그것이 바로 조직의 인재상이라고 봐야 한다.
사전적인 인재상과 사후적인 인재상이 일치하면 이상적인 모습이겠지만, 해외 일류 조직에서도 그렇게 되는 경우는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사후적인 인재상을 감안하지 않은 채 사전적인 인재상에만 집착할수록 인사관리는 실패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인재가 현장에서 경험과 학습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육성되는 것이라면, 조직원에 대한 평판인 사후적인 인재상 또한 여러 부문의 경영활동의 결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인재상이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여러 경영활동들이 서로 연계되어 선순환 혹은 악순환의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되는 것이다.
만약 어떤 경영자가 조직의 지속성장을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혁신에 적합한 인재상을 사전적으로 설정을 하고, 이러한 인재상에 적합한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채용해서 현장에 배치했다고 하자. 과연 조직은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통합경영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인재상에 따른 직원을 현장으로 배치한 결과는 직원의 배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의도대로 현장에서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들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요인으로 인해 부작용과 악순환이 초래될 수도 있다.
예컨대, 생산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는 성실한 직원이라고 하자. 그런데 인사부서에서 현장의 니즈와 무관하게 사장이 원하는 인재상인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직원을 채용해서 현장에 배치를 하면 어떤 상황이 될까?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직원은 변화와 혁신을 선호하므로 아무래도 자기가 속한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건의할 것이다. 만약 현장의 관리자와 선배 직원들이 이런 제안을 수용한다면 시너지와 선순환의 시작이 될 수 있겠지만, 부작용과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 사장이 스스로 혁신이 필요한 조직이라고 진단을 했다면 아무래도 후자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사장은 혁신에 적합한 도전적인 직원을 인재상으로 설정하고, 인사부서는 그러한 인재상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해서 배치했으나, 결과적으로 실제 현장에서는 의도와 다르게 상황이 악화되는 국면이 초래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현장에서 선순환이 생기든 악순환이 생기든, 결과적으로 사후적 인재상은 형성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경영자라면 사후적인 인재상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혁신적인 조치(Trigger)를 마련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한편, 현장의 변화는 결국 현장에서 참여 혹은 주도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재상 또한 현장에서 주도해야 한다. 같은 조직일 경우에도 현장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이에 따라 필요한 인재 또한 다를 수도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인재와 5년 뒤, 10년 뒤에 필요란 인재의 모습이 다를 수도 있다. 만약 수시 채용이 일반적인 외국의 경우라면 인재상을 정립하고 활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물론 다른 이유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수시채용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현장 주도의 인재 채용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앞으로는 현장의 임원과 관리자들이 인사관리 역량을 가지고 직원 관리를 주도하거나, 적어도 현장을 고려한 인사부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통합경영이론에 의하면 너무나 당연하다.
물론, 과거의 인사부서에서 주도한 전사적인 정기 신입직원 채용이 잘못인가? 그렇지 않다. 그 시절에는 확장 사회였기 때문에 사업과 조직은 확대되는 시절이었고. 그래서 스펙 중심의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해도 적소에 배치하여 적절한 역할에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축 사회가 되면서 이제 조직의 확대는 고사하고 혁신 없이는 생존조차 보장되지 않는다. 그런데 혁신이란 기존의 틀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므로 기존의 인재상 또한 언제든지 무의미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현장의 니즈에 무관하게 인사부서에서 주도하는 인재상이나 채용으로는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
조직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인재상과 채용을 포함한 인사부문의 모든 경영활동은 현장 중심으로 전면 개편되어야 한다. 기존의 틀로써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것으로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다른 한편에서 보면, 수축 사회라고 해서 기존의 비즈니스를 스스로 파괴하고 대체하는 혁신만이 해답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것을 일상화해야 한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도 창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무엇이든 기존에 집착하는 것은 위태롭다. 인재상 또한 사전적으로 기대하는 인재상에 집착하면 오히려 부작용과 악순환의 상황이 초래될 우려가 크다.
이제 조직은 사후적인 인재상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지속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경영을 한 결과로 자연스럽게 조직원에 대해 좋은 평판(사후적인 인재상)이 형성되었을 부작용이 없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지방의 중소기업들의 사장들이 인재 채용 여건이 어렵다면서 수도권 수준의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에는 자족도시로써 생태계를 고려한 도시 구상이 필요하다는 도시 공학자의 얘기도 포함되었다. 청년들이 지방에 와서 취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한 얘기다. 그리고 공무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기 때문에 지방도시의 시민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조직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경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청년이 취업할 수 있도록 도시의 환경을 바꾸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환경이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제에서 지속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 통합경영이론에 의하면 결국 자기조직화 경영을 지향하게 되는데, 거기에 답이 있을 수 있다. 세상에는 많은 다양한 인재가 있는데, 모두가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환경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각자 나름의 삶에서 꿈과 희망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지방의 중소기업 경영자는 이런 틈새를 유인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도시의 기업과 동일한 조건으로 인재 채용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런 차별적인 조건이 바로 인재상에 반영되어야 한다. 물론 사후적인 인재상이다. 일본의 중소기업의 경우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직원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라고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급여나 복지가 좋아야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잘못이다. 좋은 조건을 보고 채용한 직원은 좋은 조건이 유지되는 한 퇴사하려고 하지 않는다. 조직의 지속성장에 부적합한 직원임에도 어찌할 수 없는 지경이 될 수 있다. 공기업 등 신의 직장에서 가끔 그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오히려 급여 등의 조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다른 조건으로 조직과 조직원이 Win-Win 하는 관계를 만들게 되면 그것으로 조직의 성장동력이 만들어지게 된다. 스타트업들은 대체적으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