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이익"에 대한 생각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나쁜이익"이라는 말이 있다. 회사 재무상황을 볼 때 현금으로 연결되지 않는 매출을 일컫는다. 회사에서 실적을 강하게 요구하면 영업직원이나 딜러는 우선 팔고 보자는 생각으로 외상으로 밀어내기 판매를 한다. 연말에 장부를 정리하면 꽤 높은 영업실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이익은 근본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분식회계로 인한 문제는 어쩌면 사소할 수 있다.
영업직원이나 도매상 등은 애사심이 떨어지면서 사리사욕을 앞세우는 도적적 해이(모럴해저드)에 빠진다.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인 판매라도 하게 되면 상품의 가치는 떨어지고 회사의 이미지도 떨어진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는 쉽게 회복할 수 없다. 오히려 문제를 덮기 위해 잘못을 반복하게 되고 조직 전체는 사상누각이 된다.
나쁜이익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공기업과 같이 독점 이익에 안주하는 회사는 본질적으로 나쁜이익의 가능성을 껴안고 있다. 예컨대 독점 기반의 사업에서 가치제공의 개선 없이 공격적인 매출 증대 영업을 하면 독점의 폐해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의 역량으로 이익을 만들었다고 착각하게 되므로 거의 나쁜이익이 된다.
나쁜이익을 알고 았으면서도 그렇게 했다면, 적어도 잘못을 뉘우치고 해소를 시킬 기회는 있다. 물론 나쁜이익은 결국 조직원과 이해관계자 모두가 피해를 입고 오랫동안 고통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른 개인의 책임으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차마 못할 짓을 한 것이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나쁜 이익인지 모르면서 저지를 때 벌어진다.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성과가 보이므로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되므로 결국 전혀 의도하지 못한 채 수렁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나쁜이익은 정당하지 않은 것이며 공짜라고 볼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독과점 회사나 공기업들은 나쁜이익이 아닌지에 대해 늘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도 유사하다. 세금이나 국채 혹은 공기업의 적자로써 정책을 실행하고 그 결과 어떤 결실이 보일 때 과연 그것이 나쁜이익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국민경제의 건강이 회복되는 상황이라면 더없이 좋겠으나 단지 그렇게 보일 뿐이라면 공짜 혜택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쁜이익인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면 결국 수렁에 빠질 것이고, 그 뒤에 "선의"라고 항변하거나 혹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정도로는 어리석음으로 인해 초래된 큰 고통에 대한 책임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지혜의 반대는 어리석음인데, 어리석음 중에서 가장 심각한 상태는 절반쯤 알면서 모든 것을 안다고 확신하는 경우다.